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올해 마지막 소집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소집에서는 A매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전술과 공수의 디테일을 가다듬는 데 집중하겠다는 벨 감독의 의중이 반영돼 평가전 없이 소집 훈련만 실시한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대표팀 간판 공격수 최유리(버밍엄시티)는 "올해 마지막 소집인데, 시합이 없다고 해도 마음가짐이 다른 건 아니다. 열심히 훈련에 참가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2024 파리 올림픽 2차 예선에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 파열 부상으로 불참하고 대표팀의 올림픽 본선 진출 불발을 화면으로 지켜봐야 했던 최유리는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다. 아쉬운 결과가 있었지만 그래도 많이 싸워주고 준비한 것을 다 쏟아내며 열심히 뛰어준 동료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고강도 축구에 지난 4년간 적응을 해나간 과정이었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고강도 축구가 어느 정도 나온 것 같다"고 자평했다.
지난 5일 후반 18분 교체 멤버로 출전해 버밍엄시티 데뷔전을 치른 최유리는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가진 걸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며 "잉글랜드 무대는 아무래도 피지컬과 속도가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부딪히는 법을 배우며 적응하고 있다"고 유럽 생활을 전했다.
"대표팀 내 여전히 언니들이 많다"며 웃은 최유리는 어린 선수들이 조금씩 벨 감독의 부름을 받는 만큼 "열심히 목소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화연(현대제철)은 평가전이 없는 소집 훈련에 대해 "부담은 덜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한 상황에서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너무 방심하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손화연은 이번 소집을 통해 체력을 다시 끌어 올리고 전방 압박과 빌드업도 개선한다면 다음 A매치에서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케이시 유진 페어(무소속)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서로 대화를 많이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한다"며 "좀 더 오랜 시간 같이 뛰다 보면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5일 인천 남동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제철 2023 WK리그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현대제철의 11연패를 이끈 손화연은 "오른쪽 무릎에 골멍이 들어 1차전을 쉬었고, 2차전에서도 풀타임은 뛰지 않기로 미리 얘기됐다"며 "전반에 골이 많이 나온 덕분에 후반전에 부담을 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동안 추가 훈련 파트너로 파주NFC에 입소했으나 이번 소집에서 정식으로 벨 감독의 부름을 받은 권다은(현대고)은 "정식으로 소집돼서 언니들과 함께 훈련할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스럽고, 막연하게 꿈꿔왔던 기회가 현실이 돼 놀랍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권다은은 "전설과도 같은 언니들에게서 각기 다른 장점을 배웠다"며 "특히 지소연(수원FC)의 창의적인 플레이나 마인드를 더 배우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지난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서 예비 멤버로 간접적으로 분위기를 느낀 권다은은 "정말 간절하게 잘 준비할 생각이다. 책임감 있게 열심히 싸워보고 싶다"며 "벨 감독님의 고강도 훈련이 힘들기도 했지만 내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대표팀에서 새로운 걸 더 많이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