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직행' 위기에서 극적인 연승으로 희망의 불씨를 밝힌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염기훈 감독대행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겠다며 '생존 의지'를 불태웠다.
염 대행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리그1 37라운드 원정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결과를 가져와서 다행"이라며 "무척 기쁘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이 오늘 경기로 끝나지 않도록 마지막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은 이날 후반 18분 터진 바사니의 한 골을 끝까지 지켜 서울을 1-0으로 따돌렸다.
최하위인 수원은 이 경기에서 졌다면 10∼11위와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다이렉트 강등'이 사실상 굳어질 상황이었는데, 7위 서울과의 시즌 마지막 '슈퍼 매치'를 잡으며 승강 플레이오프(PO)행 가능성을 열었다.
이날 10·11위 맞대결에서 강원FC가 2-0으로 이겨 10위(승점 33)가 됐고, 11위 수원FC와 최하위 수원이 각각 승점 32로 세 팀 사이 간격이 '승점 1'에 불과하다. 최종 38라운드만 남은 상황인데도 강등권 경쟁은 안갯속이다.
염 대행은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선수들의 태도나 의지, 몸 상태가 모두 좋아서 느낌이 좋았다. 선수들을 보며 안정을 찾고 뭔가 해 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경기력에선 "서울은 미드필드가 강점인 팀이고, 볼이 중앙 중심으로 들어와 커트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오늘 그렇게 하며 역습으로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면서 "선수들이 분석을 믿고 따라와 준 덕분이다. 신뢰가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마치고는 서로 말없이 하이 파이브 하며 웃었다.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에게서 기쁜 표정이 많이 보였고 저도 그랬다"면서 팀 분위기를 전했다.
수원은 다음 달 2일 최종 라운드에서 강원과 '운명의 한판'을 벌인다.
염 대행은 "우리는 아직 꼴찌다. 강원의 상황은 생각할 틈은 없고, 우리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다른 팀 상황 신경 쓰기보단 우리 힘으로 결과를 만들어내 강등을 면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천금 같은 결승 골의 주인공이 된 바사니도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어려움 속에서 우리 팀에 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브라질 프로축구 피게이렌시FC에서 임대돼 이번 시즌 수원 유니폼을 입은 바사니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4월에만 2골을 넣은 뒤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다가 모처럼의 득점포를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가동했다.
바사니는 "염기훈 감독대행이 오신 뒤 경기에 뛰게 되면서 리듬을 되찾아 자연스럽게 공격 포인트가 나오리라 믿고 있었다. 오늘 경기 전반부터 제 쪽으로 공이 오는 것 같아 자신감과 믿음이 느껴졌다"면서 "골 장면은 훈련에서 늘 하던 플레이라 자신 있게 찼다"고 말했다.
염 대행은 "바사니가 그동안 경기는 잘했으나 공격 포인트가 없어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고 승리를 이끌어 자신감이 붙을 것"이라며 신뢰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