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의 박정은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펼쳐지는 '남녀 농구 더블헤더' 첫 경기부터 부산에 승리를 안겨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BNK는 25일 오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부천 하나원큐와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가 끝나고 약 1시간 후인 오후 5시에는 남자팀 KCC가 같은 장소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맞붙는다.
이는 남녀 프로농구가 합작해 이뤄낸 첫 번째 더블 헤더 일정이다.
박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더블헤더라고 해서) 다른 건 없다. 다만 우리를 응원해주는 팀이 하나 더 생겼다"며 "(KCC) 라건아 선수의 기를 잘 받아서 우리가 첫 경기부터 잘해야, KCC도 신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래 더블 헤더는 야구에서 한날, 같은 대진으로 연속해서 치르는 경기를 뜻하나 미국프로농구(NBA) 등에서 같은 구장을 쓰는 두 팀이 차례로 각 상대와 맞붙는 경우로도 의미가 확장됐다.
BNK가 2021-2022시즌부터 사직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온 가운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KCC가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두 팀이 한 지붕을 쓴다.
마침 두 팀 다 25일 사직체육관에서 홈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고, KBL과 WKBL이 경기 시간만 조정해 연이어 붙인 것이다.
취재진이 뒤이어 열리는 KCC의 경기까지 보고 체육관을 떠날지 묻자 박 감독은 "상황을 보겠다. 물론 항상 응원하는 마음"이라고 웃었다.
박 감독은 "우리 개막전도 (KCC)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와서 우리를 응원해줬다. 그때 우리가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좋은 경기를 해서 흐름이 (KCC에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KCC도 송교창 선수가 돌아왔다고 하지 않나. 좋은 경기를 할 것 같으니 우리가 먼저 잘 보여줘야겠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남녀 팀을 모두 품은 부산에 농구 인기가 커지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박 감독은 "나도 KCC 경기를 보면 BNK를 볼 때 마음으로 보게 되더라. 같은 팀으로 응원하게 됐다"며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부산 시민이 이런 느낌일 것이라 생각한다. 여자농구, 남자농구를 다 볼 수 있으니 (시민들이) 농구에 더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