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남녀 프로농구 더블헤더의 '주인공 격'인 부산 KCC의 전창진 감독은 팀의 부진 속 경기력 외에는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25일 오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지금 컨디션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른 건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이 경기가 시작하기 1시간 전 KCC와 함께 부산을 연고로 둔 여자프로농구팀 BNK가 같은 장소에서 부천 하나원큐와 일전을 마쳤다.
이는 남녀 프로농구가 합작해 이뤄낸 첫 번째 더블헤더 일정이다.
BNK가 2021-2022시즌부터 사직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온 가운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KCC가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두 팀이 한 지붕을 쓴다.
마침 두 팀 다 25일 사직체육관에서 홈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고, KBL과 WKBL이 경기 시간만 조정해 연이어 붙인 것이다.
앞서 BNK의 박정은 감독은 경기 전 "우리 개막전도 (KCC)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와서 응원해줬다. 그때 우리가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좋은 경기를 해서 흐름이 (KCC에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격려를 전했으나, 하나원큐에 54-63으로 졌다.
박 감독의 덕담을 전해 듣고 미소를 감추지 못한 전 감독은 "어쨌든 (남녀 더블헤더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반기면서도 "그런데 지금 우리 팀 경기력이 바닥"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힌 KCC의 첫 9경기 성적은 3승 6패다.
전 감독은 "9경기를 마쳤는데 너무 초라하다. 경기력도 나오지 않는다"며 "허웅이 지난 경기 후 독감으로 입원했고, 최준용도 독감 때문에 어제 합류하는 등 다들 몸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의 나태한 정신 상태로는 어느 팀과도 경기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한국가스공사전 엔트리에 송교창을 포함했다. 국가대표 포워드 송교창의 합류는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KCC에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전 감독은 송교창이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 감독은 "많이 뛸 수 있는 몸이 아니다. 단지 지금 팀에 합류해 같이 훈련해보고, 기회가 되면 경기에서도 5∼10분 정도 뛰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