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역대 25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효준이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MLB.com'은 21일(이하 한국시각) 박효준의 최근 이적 목록에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 사실을 알렸다. 계약을 체결한 지 일주일이 지났으나, 마이너리그 규모의 계약이라 다른 보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효준은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의 출신 학교인 야탑고등학교 시절 메이저리그 명문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체결한 뒤 2015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다. 마이너리그 루키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올라간 박효준은 2021년 드디어 기회를 받았다.
박효준은 2021년 7월 16일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역대 25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그러나 명문팀 양키스에 박효준의 자리는 없었다. 출전 기회를 위해 박효준은 트레이드를 통해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이적했다. 박효준은 44경기에 나서며 타율 0.197(127타수 25안타) 3홈런 14타점 16득점을 올리며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박효준./게티이미지코리아박효준./게티이미지코리아2022시즌에는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며 해외야구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박효준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23경기에 출전에 그쳤다. 타율 0.216(51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 6홈런 7득점에 머물렀다. 박효준은 시즌 종료 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레윈 디아스의 영입과 함께 지명할당(DFA)됐고,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DFA된 경력 짧은 선수들은 다른 팀의 웨이버 클레임을 받아 이적하거나 로스터에서 빠진 채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한다. 결국 피츠버그에서 방출된 박효준은 떠돌이가 됐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도 DFA 신세가 되며 암울한 오프시즌을 보냈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했으나 약 2주 만에 DFA되며 약 한 달 동안 3번이나 DFA되는 아픔을 겪었고, 이번에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게 됐다.
이로써 지난 겨울 3번의 DFA 끝에 박효준은 그윈넷 스트라이퍼스에 자리 잡았다. 박효준은 트리플A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타율 0.262(317타수 83안타) 6홈런 42타점 49득점 16도루 출루율 0.385 OPS 0.764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애틀란타 탄탄한 내야진 맷 올손, 올랜도 아르시아, 오스틴 라일리 때문에 콜업 기회를 받지 못했다.
지난 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 팀 그위넷 스트라이퍼스 소속이었던 박효준은 마이너리그 FA 자격을 취득했다. 말은 FA 자격 취득이었으나, 사실상 방출이었다. 구단 자체 시상을 통해 팬들에게 큰 인기를 받은 ‘팬 페이버릿 상’을 받기도 했지만, 그위넷과 동행은 1년으로 마무리됐다.
박효준./게티이미지코리아박효준./게티이미지코리아박효준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병역 문제라는 난관이 가장 컸다. 해외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병무청의 국외 여행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만 27세로 나이가 많아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박효준이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것이 아닌 이상 병역의 의무를 다해야 했다.
국내 복귀도 어려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유망주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해외 리그에 직행한 선수는 외국 구단과 계약 종료 후 2년 간 국내 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따라서 박효준이 국내로 복귀할 경우 2년 뒤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다행히 박효준에게 손을 내민 팀이 있었다. 바로 영화 '머니볼'로 유명한 어슬레틱스다. 어슬레틱스는 박효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박효준은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어슬레틱스는 박효준에게 다시 빅리그 진입을 노릴 수 있는 기회다. 어슬레틱스는 올 시즌 선수 뎁스가 얇았고, 마이너리그에서 라이언 노다, 브렌트 루커 등 나이가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과연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된 박효준이 새 시즌 반등을 이뤄내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효준./게티이미지코리아박효준./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