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 무대를 향한 고우석(LG 트윈스)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과거 한국인 선수와 인연을 맺었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고우석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미주리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일간지 '벨레빌 뉴스 데머크랏'은 28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FA(자유계약) 시장에서 고우석과 함께 일본인 좌완투수 마쓰이 유키 영입을 검토할 것"이라며 "불펜 보강에 나선 세인트루이스가 두 선수를 불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지 알아볼 예정이다"고 전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71승91패(0.435)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지구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투수 보강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래서일까, 세인트루이스는 스토브리그가 시작하자마자 광폭 행보를 보였다. 카일 깁슨과 랜스 린을 영입하며 선발진을 보강한 데 이어 이날 소니 그레이와 3년 총액 75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깁슨, 린, 그레이와 더불어 기존에 있던 마이크 마이콜라스, 스티븐 마츠까지 5선발이 어느 정도 완성된 셈이다.
이제 세인트루이스의 시선은 불펜 보강으로 향한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4.47로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중에서 13위에 그쳤다. 여기에 마무리 투수 라이언 헬슬리가 등판 간격을 두고 구단과 마찰을 빚은 것도 팀으로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김광현(SSG 랜더스) 두 명의 한국인 선수가 몸담았던 구단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오승환은 MLB 진출 첫해인 2016년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의 성적을 마크했고, 이듬해에는 20세이브를 달성하며 세인트루이스 불펜에 힘을 보탰다.
이러한 팀 사정을 감안하면 강력한 구위를 뽐내는 고우석이 세인트루이스로선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정후와 고우석 두 선수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했다고 발표했다.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하려면 구단의 동의를 얻는 포스팅 혹은 FA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만 이정후와 달리 고우석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올 시즌 뛰어난 성적을 남긴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7년 1군에 데뷔한 고우석은 올해까지 정규시즌 통산 354경기 368⅓이닝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고, 2019년부터 5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올 시즌의 경우 44경기 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로 예년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일단 LG 구단은 고우석의 미국 도전 진출 의사를 확인한 뒤 포스팅 진행을 허락했으나 금액에 따라서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계약 규모가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LG 입장에서도 쉽게 고우석을 떠나보낼 수 없다.
차명석 LG 단장은 지난 22일 "만족할 만한 금액을 제안받는다면 그때 다시 얘기하기로 했다. 본인도 터무니 없는 금액이라면 미국에 가고 싶겠나. 어느 정도 제안을 받으면 논의하기로 했다"며 "고우석을 보내게 되면 팀은 돈(포스팅 금액)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도 확인해봐야 한다. 최종 결정은 구단주께서 하신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고우석과 함께 이름이 거론된 마쓰이 유키는 일본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으로,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를 앞세운 마무리 투수다. 지난 시즌과 올해 각각 32세이브를 수확해 퍼시픽리그 세이브 부문 1위에 올랐고,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는 한국을 상대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