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보다 돈을 더 중요시하게 여기는 듯한 구단 결정에 바르셀로나 라커룸이 분열됐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28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친선 경기를 위해 미국 댈러스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단은 선수 건강보다 돈이 먼저였다. 최근 파블로 가비의 부상으로 스페인왕립축구연맹에 불만을 드러낸 바르셀로나는 스스로 더 빡빡한 일정을 스스로 만들어냈다"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RMC 스포츠 또한 "크리스마스 전 친선 경기 일정이 구단 내부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카탈루냐 클럽의 라커룸은 분열됐다"라고 구단의 이해할 수 없는 결정에 선수들이 혼란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는 내달 21일 알메리아와 라리가 18라운드 홈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약 열흘간 휴식을 취한 후 내년 1월 3일 라스 팔마스전을 통해 후반기 일정에 돌입하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4강전을 치른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예정에 없던 일정이 추가됐다. 알메리아와의 경기가 끝나고 25시간 후 미국 댈러스에서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친선 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RMC 스포츠는 "바르셀로나는 알메리아와 올해 마지막 라리가 경기를 치른 후 불과 25시간 후 미국에서 클럽 아메리카와 맞붙을 예정이다.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선수들은 경기에 나설 의향이 없었지만 오직 돈 때문에 친선전을 추진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포르트는 "비행 시간만 14시간이 걸린다. 경기 사이에 휴식할 시간은 없다. 이 친선전에서 얻는 건 더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는 것 뿐"이라며 "바르셀로나의 결정으로 그동안 축구연맹과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대표팀 감독을 향한 불만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라고 모순적인 바르셀로나의 행보에 비판을 가했다.
매체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클럽 아메리카와의 친선 경기를 통해 400만 유로(약 56억원)를 벌어들이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선수들이 부상 위험을 이유로 친선 경기 출전을 반대하고 나서자 1인당 10만 유로(약 1억4200만원)의 보너스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스포르트는 "선수들은 이번 일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선수들은 미국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리스크가 너무 크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보드진과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에게 의견을 전달했지만 돌아온 건 인당 10만 유로의 보너스 제안이었다"라면서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에 대가가 따른다. 선수들은 더 많은 돈을 위해 더 많이 착취 당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최근 바르셀로나는 핵심 미드필더 가비를 부상으로 잃었다. 그동안 클럽과 스페인 대표팀을 오가며 혹사 수준으로 뛴 가비는 지난 주 조지아와의 A매치 경기에서 전방 십자인대와 반월판이 파열되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됐다.
무의미한 경기에 출전시켜 부상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스페인축구연맹과 스페인 감독에게 분노를 표출했던 바르셀로나는 오히려 스스로 선수들을 혹사로 몰아넣는 일정을 만들면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최근 성적 부진으로 사비 감독의 입지가 불안해진 상황에서 라커룸까지 분열되며 스스로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