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회복하고 돌아온 여자농구의 ‘보물’은 변함없이 건재했다. 한동안 사라졌던 웃음기도 되찾았다. 청주 KB스타즈 센터 박지수(사진)가 여자프로농구(WKBL) 코트를 지배하고 있다. 박지수가 자리를 비운 사이 급격히 추락했던 KB는 날개를 달고 왕좌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WKBL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3회 수상에 빛나는 박지수는 지난 시즌 9경기 출전에 그쳤다. 갑작스레 찾아온 공황장애 탓에 치료에 전념하느라 코트를 맘껏 누비지 못했다. KB는 2016-2017시즌 신인왕 박지수의 가세 이후 강호로 거듭났다. 단, 그의 출전 여부에 따라 성적은 엇갈렸다. 박지수가 건재했던 2년전엔 우승했지만, 그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지난 시즌은 정규리그 5위(10승 20패)에 그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박지수가 아픔을 털고 돌아왔다. 그는 개막 후 소속팀의 7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있다. 박지수는 28일 현재 경기당 평균 17.14점(3위) 5.7어시스트(2위) 16.4리바운드(1위) 1.86블록슛(1위)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 센터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1라운드 MVP 역시 박지수의 몫이었다. 박지수는 지난 8일 인천 신한은행과의 개막전부터 ‘30-20 기록’(30점 21리바운드)을 달성했다. 역대 WKBL에서 박지수만 유일하게 4번이나 작성한 대기록이었다. 지난 11일 용인 삼성생명전에서는 16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올리며 개인 통산 여섯 번째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KB는 박지수의 활약에 힘입어 다시 대권에 도전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최대 라이벌인 아산 우리은행과의 27일 경기에선 50대 45로 승리했다. 박지수는 18점 16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KB는 이 경기 승리로 6승 1패를 기록, 우리은행과 공동 선두가 됐다. 양 팀은 2라운드까지 1승 1패씩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우승 다툼을 예고했다.
박지수는 올 시즌 ‘반드시 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따금씩 조급한 마음이 생긴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 박지수에게 KB 김완수 감독은 세심한 격려로 힘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