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강한 전력에 막판 뒷심까지 발휘하며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KOVO
V리그 여자부는 흥국생명 독주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10~11월 치른 11경기에서 10승 1패, 승점 28을 기록했다. 27일 기준으로 2위 현대건설(7승 4패)에 승점 5 앞선 1위다.
올 시즌 흥국생명이 당한 1패는 지난달 26일 홈(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른 정관장전이었다. 지난 21일 나선 2라운드 원정(대전 충무체육관) 경기에서 정관장에 승리하며 설욕했다. 리그에 적수가 없다.
흥국생명은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팀이기도 하고, '배구 여제' 김연경이 건재한 기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표현이 있었던 2020~21시즌만큼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올 시즌 선발 세터로 가장 많이 출전한 이원정은 아직 주전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과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김다은은 부상으로 이탈해 올 시즌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런 흥국생명이 9할이 넘는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건 박빙 승부에서 패하지 않고 꾸준히 승점을 쌓았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5세트까지 치른 4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특히 2위 현대건설과 두 차례 풀세트 접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승차를 벌릴 수 있었다. 10월 18일 1라운드에선 15-12, 지난달 12일 2라운드에선 15-9로 앞섰다.
작전 시간 아본단자 감독의 말을 듣고 있는 흥국생명 선수들. 사진=KOVO
에이스 김연경의 해결사 본능은 5세트 유독 빛났다. 그는 4번 나선 5세트에서 총 16득점·공격성공률 46.43%를 기록했다. 5세트 흥국생명 전체 득점(61)의 26.2%를 김연경이 해냈다. 올 시즌(11경기 기준) 흥국생명 총 득점(988) 대비 김연경의 득점(229) 점유율은 23.1%다. 김연경은 5세트 공격성공률도 시즌 전체 기록(43.51%)보다 높았다.
벤치의 작전도 빛났다. 상대 수비가 '쌍포' 김연경과 엘레나 므라제노비치에 집중됐을 때 젊은 센터 이주아를 활용한 중앙 공격을 자주 시도했다. 이주아는 12일 현대건설전, 21일 정관장전에서 적극적인 속공과 중앙 오픈 공격으로 각각 4득점씩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스코어 24-24(5세트 14-14) 이후 듀스 승부에서도 강했다. 총 9번 중 1번을 제외한 8번을 먼저 2점 차로 벌리며 세트를 잡았다.
듀스 승부에서는 여러 선수가 활약했다. 김연경이 총 9득점을 올렸고, 옐레나도 10월 26일 정관장전 2세트에서 홀로 3득점 하는 등 총 7득점했다. 김미연이 오픈 공격으로 2점, 김수지가 속공으로 1점을 지원했다. 김채연과 레이나 토코쿠는 블로킹 득점 1점씩 올렸다. 날카로운 서브와 끈끈한 수비를 앞세운 팀플레이로 상대 범실 5개를 유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