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FA 선발투수를 3명이나 영입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KBO 구원왕’ 고우석(25·LG 트윈스)까지 넘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FA 특급 투수 소니 그레이(34)를 3년 7500만 달러에 영입했다. 11시즌 통산 279경기(270선발·1571이닝) 98승85패 평균자책점 3.47를 기록한 검증된 선발 자원인 그레이는 30대 중반으로 나이가 있지만 올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32경기(184이닝) 8승8패 평균자책점 2.78로 활약했다. 3년 계약으로 연평균 2500만 달러 큰 계약을 따냈다.
앞서 지난 21~22일 베테랑 투수 랜스 린(36)을 1+1년 보장 1100만 달러에, 카일 깁슨(36)을 1+1년 보장 1200만 달러에 차례로 영입한 세인트루이스는 1~2선발 자원 그레이까지 잡으며 일주일 사이 베테랑 선발 3명을 데려왔다.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71승91패(승률 .438)로 그치며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5위 꼴찌로 추락했다. 지난 1990년 이후 무려 33년 만에 지구 꼴찌로 명문 구단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팀이 무너진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투수진의 붕괴가 뼈아팠다. 팀 평균자책점이 지난해 10위(3.79)에서 올해 24위(4.79)로 떨어졌다.
조던 몽고메리와 잭 플래허티를 시즌 중 트레이드했고, 아담 웨인라이트가 현역 은퇴한 세인트루이스는 오프시즌 전부터 선발 보강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그레이, 깁슨, 린 등 경험이 풍부한 30대 중반 베테랑 선발 3명을 데려와 기존 마일스 마이콜라스, 스티븐 마츠와 함께 5인 선발 구색을 갖췄다.
‘MLB.com’에 따르면 이날 그레이를 영입한 뒤 기자회견에서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사장은 “선발 로테이션은 확실히 보강했다. 오늘은 우리에게 좋은 날이며 지난 열흘 동안 보강에 만족한다”면서도 “아직 오프시즌이 두 달 남아있다. 어떠한 문도 닫지 않겠다”고 추가 전력 보강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사진] 소니 그레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카일 깁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랜스 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런 상황에서 세인트루이스가 포스팅에 나선 한국인 투수 고우석과 연결되고 있어 흥미롭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체 ‘벨빌뉴스-디모크랫’은 이날 ‘카디널스가 선발진을 완전히 갖췄다고 보기에는 미지수다. 마츠는 불펜으로 이동한 뒤 구속이 상승되고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며 불펜 전환 후 안정을 보인 마츠가 내년에도 구원으로 간다면 선발 추가 영입이 필요하며 일본 최고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어 ‘다음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을 앞두고 카디널스는 FA 구원 옵션으로 일본인 좌완 투수 마쓰이 유키, 한국인 우완 투수 고우석 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며 불펜 영입 후보도 거론했다. 이제 막 포스팅이 시작돼 아직 현지 관심이 높지 않은 고우석인데 지역 언론에서 먼저 그의 이름을 거론한 게 주목할 만하다.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불펜도 약했다. 구원 평균자책점 24위(4.47)에 그쳤다. 라이언 헬슬리라는 올스타 마무리가 있지만 중간이 약했다. 조던 힉스(3.67), 드류 베르하겐(3.98)을 제외하면 40이닝 이상 던지며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중간이 없었다. 그마저 힉스는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고, 베르하겐은 시즌 후 FA로 풀렸다.
[OSEN=박준형 기자] 세인트루이스 시절 오승환. /[email protected][OSEN=박준형 기자] 세인트루이스 시절 김광현. /[email protected]중간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우석은 세인트루이스에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2016~2017년 한국인 투수 오승환을 영입해 셋업맨, 마무리로 쏠쏠하게 활용하며 성공한 경험도 있다. 이후 또 다른 한국인 투수 김광현도 2020~2021년 2년간 세인트루이스에서 활약했다.
고우석의 포스팅이 개시되면 세인트루이스의 관심도가 어느 정도 명확해질 듯하다. KBO는 지난 28일 LG 구단 요청에 따라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해줄 것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요청했다. 지난 1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에 고우석과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한 뒤 13일 만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을 고지한 다음날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구단들은 고우석과 협상 가능하다. 계약을 맺을 경우에는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라 이적료를 LG에 지급해야 한다. 협상 만료일까지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포스팅은 종료되며 고우석은 내년 11월1일까지 포스팅될 수 없다.
[OSEN=지형준 기자] LG 고우석. 2023.11.08 /[email protected][OSEN=지형준 기자] LG 고우석. 2023.07.29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