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수원 KT의 상승세가 무섭다. 주전 센터 하윤기(24)가 발목 부상으로 빠져있으나 허훈(28)과 문성곤(30)이 좋은 시너지를 내며 팀을 이끌고 있다.
KT는 28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창원 LG와 홈경기에서 93-88로 이겼다. 3연승의 KT는 시즌 9승5패로 이날 패배한 LG(9승5패)와 함께 공동 2위 자리에 올라섰다. LG는 4연승이 마감됐다.
KT는 이날 패리스 배스가 26득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한 가운데 '에이스' 허훈이 17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허훈은 4쿼터 중요 순간마다 득점을 선보이며 LG의 경기 후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일조했다.
문성곤의 활약도 빛났다. 문성곤은 이날 12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특히 3점슛으로만 모든 득점을 뽑는 절정의 슛 감각을 보여줬다.
또한 문성곤은 팀을 구하는 결정적인 3점슛도 이날 여러 차례 터트렸다. KT는 4쿼터 84-79로 앞선 상황에서 종료 4분을 앞두고 허훈의 턴오버에 이은 LG 양홍석의 3점슛으로 84-82,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자칫하면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장면이었으나 KT는 4쿼터 종료 3분26초를 앞두고 터진 문성곤의 3점으로 LG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문성곤은 경기 종료 24초전 90-86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포를 작렬하며 KT에 승리를 안겨줬다. 이날 승리로 KT는 2라운드 첫 2경기 2연패 후 3연승을 질주하게 됐다.
2연패 후 3연승을 달성한 KT.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KT는 지난 18일 2라운드 첫 경기 서울 SK전에서 두 명의 선수가 복귀전을 가졌다. 바로 허훈과 문성곤이다.
2022년 5월 상무 입대 후 18일 경기서 제대 후 첫 경기를 소화한 허훈은 이날 26득점 4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1년6개월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다만 21일 원주 DB전에서는 4득점으로 침묵했다.
허훈과 같이 돌아온 문성곤은 복귀 후 첫 두경기에서 모두 컨디션 난조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KBL 최초 4년 연속 수비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수비형 포워드로 평가받는 문성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안양 KGC인삼공사(현 안양 정관장)에서 KT로 이적했다. 규모는 계약 기간 5년, 첫해 보수 7억8000만원.
그러나 문성곤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당한 발목 부상과 개막 직전 생긴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동안 코트를 누비지 못했다. 이 여파는 복귀 후 첫 두 경기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두 선수는 24일 안양전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허훈은 문제로 제기됐던 배스와 호흡 문제가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문성곤 역시 몸 상태가 올라오면서 자신의 장점인 끈질긴 수비를 펼치며 상대를 괴롭혔다.
KT는 허훈과 문성곤이 살아나자 곧바로 상승세를 탔다. 하윤기가 빠졌으나 두 선수의 시너지와 센터 이두원의 활약으로 이를 메꿀 수 있었다.
한편 허훈은 이날(28일)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문성곤의 장점인 수비에 대해 "기가 막히다"며 감탄을 표한 뒤 "중요 순간 스틸도 하고 압박도 좋다. 일본과의 국가대표 평가전부터 느꼈다. 강팀 LG를 상대로도 장점이 그대로 나왔다"며 극찬했다.
승장 KT 송영진 감독은 "허훈과 문성곤의 기량이 워낙 좋다. 농구를 알고 한다. 다른 선수보다 빠르게 적응하는 이유"라며 두 선수에 대해 칭찬했다.
벌써부터 폭발하고 있는 허훈과 문성곤의 시너지. 맹활약하는 두 선수의 올 시즌 활약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