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2023 프로야구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30)는 향후 행보에 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족과 생활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복귀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페디는 27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일단 NC와 (재계약에 관해)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라며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NC는 정말 대단한 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페디는 "어떤 선택을 내리든지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가족이 될 것"이라며 "NC는 항상 내 마음속 한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NC에 작별 인사를 건넨 것으로 해석된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MLB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뛰었던 페디는 올해 NC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30경기에 등판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 탈삼진을 기록하며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1위를 석권했다.
MVP 트로피는 이변 없이 페디가 받았다. 그는 MVP 투표에서 유효표 111표 중 102표를 쓸어 담으며 여유 있게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페디는 MLB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MLB닷컴 등 미국 현지 매체들도 페디의 MLB 복귀를 기정사실로 하며 그의 몸값을 점치고 있다.
페디는 향후 행보와는 별개로 KBO리그와 NC,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KBO리그에 처음 왔을 때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매우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엔 이방인 같은 느낌을 받았으나 팀 동료들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고, 좋은 성적을 냈다"고 돌이켜 봤다.
그는 "2023년은 내 야구 인생에서 최고의 한해였다"라며 "앞으로도 올해 같은 대단한 시즌은 없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페디는 한국 생활 적응을 도운 동료들에게 애틋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김시훈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큰 도움을 줬다"라며 "특히 영어를 배우려고 노력을 많이 하더라. 밥을 함께 먹으면서 제일 친한 친구가 됐다"고 했다.
아울러 토종 선발 신민혁에 관해 "이번 포스트시즌에 신민혁이 없었다면 (팀이) 힘든 행보를 했을 것"이라며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