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스포츠 프로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스토브리그(선수 영입 기간)가 지난 21일 시작된 뒤 일주일 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상위권 팀들은 핵심 선수 재계약 또는 새로운 피 수혈을 통해 전력 보존·강화에 성공했다. 중위권 팀들도 한정된 예산 안에서 로스터를 새롭게 꾸려 차기 시즌 반전을 노린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건 T1이다.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으로 7년 만에 세계 정상의 자리를 되찾은 T1은 최근 계약이 만료됐던 ‘제우스’ 최우제(19), ‘오너’ 문현준(20), ‘케리아’ 류민석(21) 등 3명의 선수 모두와 재계약을 체결하며 로스터 유지에 성공했다.
최근 세계대회 결승전 MVP로 선정되기도 했던 최우제는 스토브리그에서 복수의 팀들이 탐낸 자유계약(FA) 대어였다. 특히 중국에서는 그를 영입해 슈퍼팀 구성을 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고심 끝에 기존 소속팀 잔류를 선택해 팬들을 기쁘게 했다.
일찌감치 내년 준비에 들어갔던 한화생명e스포츠는 철저한 영입 전략 수립으로 재미를 봤다. 이들은 스토브리그 시작 전에 팀의 원투 펀치 ‘제카’ 김건우(21), ‘바이퍼’ 박도현(23)과 재계약을 맺었다. 이후 영입전이 시작되자마자 올해 젠지의 국내 리그 2회 우승을 이끈 ‘피넛’ 한왕호(25), ‘도란’ 최현준(23), ‘딜라이트’ 유환중(21)을 고스란히 영입해 우승 후보로 거듭났다.
우승 도우미 3명을 떠나보낸 젠지는 디플러스 기아의 ‘캐니언’ 김건부(22), KT 롤스터 ‘기인’ 김기인(24), ‘리헨즈’ 손시우(24)를 영입해 공백을 메웠다. 아울러 핵심 선수인 ‘쵸비’ 정지훈(22)과는 재계약을 체결해 다시금 우승 컨텐더급 전력을 갖췄다.
디플러스 기아는 프랜차이즈 스타 ‘쇼메이커’ 허수와 3년 재계약을 맺으며 사실상 평생 동행을 선언했다. 팀이 2부 리그에 있던 시절부터 활동해온 허수는 디플러스 기아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키고 이듬해 세계 정상으로까지 이끈 장본인이다. 그는 “팀이 재계약을 제의하지 않았다면 (다른 팀에 들어가지 않고) 휴식을 취했을 것”이라며 소속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디플러스 기아는 ‘킹겐’ 황성훈(23), ‘에이밍’ 김하람(23)도 영입했다. 2군 ‘루시드’ 최용혁(18)을 1군으로 콜업해 김건부를 대신하게 할 계획이다. 최용혁은 국내 2군 리그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유망주다.
KT 롤스터는 ‘데프트’ 김혁규(27)와 ‘표식’ 홍창현(23)을 품었다. 두 선수는 2022년에 DRX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다. 당시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대회 우승을 이뤘다.
리브 샌드박스와 OK저축은행 브리온은 새로운 얼굴을 로스터에 추가했다. DRX는 2·3군 육성군 선수들을 대거 1군으로 콜업해 차기 시즌을 맞겠다고 밝혔다. 농심 레드포스와 광동 프릭스는 큰 움직임 없이 겨울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