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릉] 강동훈 기자 = 절기 대설이 지났지만, 한낮 기온이 최대 20도까지 오르는 화창한 날씨 속에서 ‘오렌지 군단’의 열렬한 응원을 받은 강원FC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강원은 김포FC와 잔류와 승격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은 끝에 승리를 거두면서 K리그1(1부) 잔류를 확정 지었다.
강원은 9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포와의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가브리엘(브라질)의 선제 결승골 이후 조성권에게 실점을 헌납했지만, 가브리엘이 다시 골망을 가르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승리한 강원은 1부 잔류를 확정 지었다. 아울러 이번 시즌까지 역대 총 네 차례 승강 PO에서 세 번이나 잔류 혹은 승격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냈다. 강원은 지난 2013년 상주상무(현 김천상무)에 패하면서 강등의 아픔을 겪었지만, 2016년 성남FC를 꺾고 승격한 데에 이어 2021년 대전하나시티즌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잔류했던 바 있다. 그리고 이날 김포를 제압하고 다시 한번 승강 PO에서 환하게 웃었다.
지난 2013년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래로 지금까지 승강 PO 1차전에서 무승부를 거둔 경기는 총 3번(2016·2019·2022년) 있었다. 이 가운데 2차전에서 홈팀이 미소를 지은 건 1경기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서 1차전에서 비겼던 강원이 이날 안방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확률은 33%에서 50%로 올랐다.
지난 2013년 2부로 떨어지면서 누구보다 강등의 아픔을 잘 아는 강원은 1부 잔류를 위해 모든 걸 걸었다. 앞서 PO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기 때문에 강원은 이날 반드시 승리를 거두면서 승부를 가려야 했다. 윤정환 강원 감독은 “여기는 김포가 아니다. 분명 경기 양상이 다를 것”이라며 “선수들의 간절함과 의지는 강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토대로 꼭 김포를 꺾고 잔류하면서 잘 마무리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예상대로 안방에서 ‘오렌지 군단’의 열렬한 응원을 힘입은 강원이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하면서 천천히 기회를 엿봤다. 다만 김포의 밀집 수비를 뚫어내는 데 고전했다. 이에 윤 감독은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졌다. 전반 21분 박상혁을 빼고 가브리엘을 투입하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가져갔다. 그러나 문전 앞에서 잇달아 기회를 잡고도 결정력 문제로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다.
잇달아 기회를 살리지 못한 강원은 도리어 위기를 맞았다. 전반 42분 순식간에 왼쪽 측면을 파고든 주닝요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강력하게 때린 왼발 슈팅은 골포스트 상단을 강타했다. 이후 강원은 전열을 재정비한 후 다시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총공세에 나섰고, 결국 계속해서 두드리던 끝에 선취골을 뽑아냈다. 후반 6분 가브리엘이 페널티 아크서클 정면으로 강력하게 때린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 박청효가 힘껏 팔을 뻗어봤지만,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간 터라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