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기에 나서는 여자축구대표팀이 27일 파주에서 올해 마지막 소집훈련을 시작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이날부터 내달 3일까지 파주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한다.
애초 23명이 소집됐으나, 강채림(현대제철)이 지난 주말 여자축구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뛰다 부상을 입고 제외, 임선주(현대제철)와 이정민(문경상주)이 대체 발탁돼 24명으로 늘었다.
해외파 선수들도 뽑혔다.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는 최유리(버밍엄시티), 스페인 무대에서 활약하는 이영주(마드리드CFF)와 함께 미국 프로팀을 찾는 케이시 유진 페어(무소속)도 선발됐다.
다만 이금민(브라이튼), 조소현(버밍엄) 등은 경기 감각 등을 이유로 제외됐다.
또 지난 10월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태국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권다은(현대고)도 이번 소집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진행되지만, 평가전 없이 전술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벨 감독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올해 월드컵, 아시안게임, 올림픽 예선 등 많은 대회를 치르며 쉼 없이 달려왔다"며 "2023년 마지막 훈련이지만 이후 팀을 만들기 위해 매우 중요한 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전을 추진했지만, 마땅한 상대를 찾지 못한 벨 감독은 "세부적인 전술을 다듬을 생각"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이번에 많이 소집됐는데, 그들에게 세심한 코칭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여자월드컵 이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예선 등에서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음 라운드로 올라가지 못했다. 결과를 내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7년 월드컵을 위해 다시 뛰는 여자대표팀의 최우선 과제는 '세대교체'다. 사실상 새판을 짜야 하는 벨 감독은 "지금의 에이스 선수들이 2027년이 되면 나이가 들어 기량이 떨어진다. 젊은 선수들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메이저 대회가 없지만, 좋은 팀들과 평가전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여자축구의 미래를 논할 때마다 '시스템의 변화'를 강조해 온 벨 감독은 이날도 "큰 틀이 바뀌어야 한다. 지난 월드컵에서 강팀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강한 리그가 있다는 것이었다. 호주의 경우에는 선수들이 톱리그에서 많이 뛴다"고 했다.
이어 "국내 여자축구는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걸 깨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다양한 협업이 이뤄져야 그걸 이룰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측면에서 여자대표팀에서 벨 감독을 보좌하는 박윤정 코치가 최근 20세 이하(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건 긍정적인 변화라고 했다.
벨 감독은 "박윤정 코치가 이번에 우즈벡 원정 평가전을 나서는데, A대표팀 소집이 없었다면 함께했을 것"이라며 "지속해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어린 선수들이 행방불명되지 않도록 계속 모니터링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표팀 예비 멤버로만 발탁되다 처음으로 정식 소집된 권다은은 "언니들과 훈련할 수 있어 영광이다. 항상 꿈꿔왔던 장면"이라며 "말로 다할 수 없지만, 언니들의 장점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또 벨 감독에 대해선 "아무래도 외국인 감독님이라 유럽 등 새로운 것에 대해 많은 걸 알려주신다. 고강도 훈련이 힘들지만, 즐겁다"며 "영어도 배울 수 있어 좋다"며 수줍게 웃었다.
한편 소집 첫날 훈련은 21명으로 진행됐다.
유럽파 미드필더 이영주가 소집 둘째 날부터 합류하고, 대체 선수인 임선주와 이정민도 이날 밤늦게 입소한다.
약 20분가량 공개된 훈련에서 대표팀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