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싱가포르 원정패 충격을 딛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희망을 키웠다.
지난 라운드서 라이언시티(싱가포르)에 0대2 충격패하며 '불안한 2위'를 유지한 전북은 29일 홍콩 가우룽 몽콕스타디움에서 열린 킷치(홍콩)와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조 5차전에서 문선민 송민규의 연속골로 2대0 승리했다. 전반 종료 직전 수비수 정태욱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이는 변수를 맞았지만, 후반 1명이 모자란 상태에서 1실점 선방하며 2대1 스코어로 승리, 값진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올시즌 아시아 무대에서 퐁당퐁당(승-패-승-패-승) 행보를 이어간 전북은 3승2패 승점 9점을 기록하며 조 2위를 수성했다. 전북은 내달 13일 방콕유나이티드(태국)와 6차전 홈경기를 통해 3시즌 연속 16강 진출을 노린다. 전북이 이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7년 전인 2016시즌이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은 리그와 ACL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에도 필승 의지를 담아 베스트 전력을 총투입했다. 박재용 송민규 문선민 이동준이 공격진을 구성했고, 백승호 박진섭이 중원을 꾸렸다. 안현범 정태욱 홍정호 김진수가 포백을 맡고, 김정훈이 골문을 지켰다. 아마노 준, 하파 실바, 나나 보아텡 등 외인 자원은 일단 벤치에서 출발했다. 킷치는 전 국가대표 수비수 김동진이 감독대행을 맡았다. 전북은 경기 시작 2분만에 '초고속 선제골'을 낚으며 빠르게 기선을 제압했다. 이동준이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띄운 크로스가 백승호와 상대 골키퍼를 거쳐 골문 앞에 있는 문선민에게 흘렀고, 문선민이 침착하게 구석에 차넣었다. 지난시즌 ACL에서 팀내 최다인 3골을 넣은 문선민은 이날 3호골을 넣으며 ACL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시즌 득점은 10골(리그 6골, FA컵 1골, ACL 3골)로 늘었다.
28분 백승호의 왼발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37분 송민규는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송민규는 상대 진영에서 킷치 수비수의 공을 빼앗아 빠르게 문전 침투 후 달려나온 골키퍼를 피해 득점했다. 송민규가 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공격자 파울을 범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가동됐지만, 판정이 번복되는 일은 없었다. 지난 25일 광주와 K리그1 37라운드에서 쐐기골을 넣으며 팀이 2-0 승리를 안긴 송민규는 4일 포항과 FA컵 결승전 포함 11월에만 3골(5경기)을 넣는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최고의 출발을 보인 전북은 전반 종료직전 변수를 맞이했다. 센터백 정태욱이 문전으로 달려가는 밍가조프를 팔로 잡아챘다는 판정으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앞서 높이 뜬 공을 제대로 클리어링하지 못해 위기를 자초했다.
전북은 후반 수적열세 속 열세에 놓였지만, 김정훈의 '선방쇼'와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방어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김정훈은 특히 후반 19분 클레이튼과 이고르 사르토리의 슛을 연속해서 '슈퍼세이브'했다. 전북은 24분 크로스 상황에서 야콥 얀처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이후 추가실점없이 1골차를 지키며 올시즌 들어 처음으로 적지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한편, 같은 날 포항은 하노이(베트남)와 J조 5차전에서 이호재 하창래의 연속골로 2대0 승리했다. 이미 조 1위로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한 포항이지만, 홈에서 다시 한번 깔끔한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K리그 4룡'은 이번 5라운드에서 모두 승리하며 2021년 이후 2년만에 전원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