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하근수 기자(창원)] 설기현 감독이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경남FC는 29일 오후 7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천FC1995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남은 12월 2일 오후 4시 30분 승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3위 김포FC와 격돌하게 됐다.
설기현 감독이 지휘하는 경남은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투톱으로 조향기, 글레이손이 나섰다. 중원에는 조상준, 이민혁, 송홍민, 설현진이 포진했다. 수비는 이민기, 이찬욱, 이강희, 이준재가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고동민이 지켰다. 벤치에는 손정현, 우주성, 박민서(21번), 유준하, 박민서(77번), 원기종, 카스트로가 앉는다.
이영민 감독이 이끄는 부천은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조수철, 루페타, 한지호가 쓰리톱을 구축했다. 박형진, 최재영, 카즈, 정희웅은 미드필드에서 버텼다. 이용혁, 닐손주니어, 서명관은 3백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범수가 착용했다. 대기 명단에는 이주현, 이동희, 김준형, 안재준, 이의형, 김규민, 박호민이 포함됐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남과 승리가 필요한 부천이 격돌했다. 그만큼 양 팀 사령탑이 주목한 포인트도 달랐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설기현 감독은 "최대한 실점하지 않으려고 한다. 실점한다면 전략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하고 난타전이 될 수 있다. 수비에 중점을 둔다기보단 공격은 원래 하던 대로 하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쫓아가야 하는 이영민 감독은 "90분 안에 많은 골이 들어갈 거라 생각한다. 먼저 득점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 구상이 더 헷갈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공격이 강점인 경남과 수비가 두터운 경남이기에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경남은 글레이손(13골 2도움), 원기종(10골 2도움), 카스트로(6골 4도움) 등이 선봉에 있으며 정규 라운드 동안 슈팅 숫자와 득점 숫자 모두 리그 상위권이었다. 반대로 부천은 닐손주니어를 중심으로 한 쓰리백으로 최소 실점 부분에서 리그 상위권이었다.
경남은 또 다른 자신감이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통과율 100%' 설기현 감독이다. 경남은 설기현 감독 부임 이후 치렀던 두 차례 준플레이오프(2020년 대전하나시티즌전 1-1 무, 2022년 부천전 3-2 승)를 모두 잡았다. 기분 좋은 징크스가 있는 셈이다.
그렇게 돌입한 경기. 전반전은 양 팀 모두 조심스러웠다. 경남은 중앙 글레이손과 우측 설재현을 필두로 공격을 시도했다. 다만 라인은 낮게 유지하면서 혹시나 생길 역습 위기에 대비했다. 부천 또한 마찬가지다. 닐손주니어가 버티는 가운데 상대를 압박하는 흐름이었지만 무리는 하지 않았다. 전반전은 득점 없이 0-0으로 끝났다.
후반전 돌입 이후 승부수가 나왔다. 경남은 박민서(77번), 원기종, 카스트로, 박민서(21번), 우주성을 투입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부천은 전반 막바지 들어간 안재준을 포함해 김준형, 박호민, 김규민, 이의형을 넣으며 반격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날카로운 장면이 계속됐지만 끝내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고, 비기기만 해도 됐던 경남이 부천을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 통과율 100%' 설기현 감독과 함께 경남은 플레이오프로 향한다. 경기에 앞서 설기현 감독은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짐도 싸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을 예정인 가운데 여러 의미가 담긴 말이었다. 플레이오프행이 확정된 설기현 감독은 "쉽지 않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분명 찬스를 만들고 결과를 가져올 거라 믿고 있다. 지난해 안양과 플레이오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승강까지 가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