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가 심판의 보호를 위해 판정에 항의하는 선수를 10분간 임시 퇴장시키는 새로운 제도 도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지난 28일(한국시간) "축구계 의원들은 심판에 대한 선수들의 행동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일환으로 '신빈(sin-bin·임시 퇴장)' 제도를 승인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국제축구협회 이사회(IFAB)는 영국 런더에서 열린 회의를 통해 경기장에서의 행동을 개선하고자 새로운 조치에 합의했다. 그들은 다음 시즌부터 아마추어 경기에서 '신빈' 제도를 시험 도입할 것이며,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2025/26시즌부터 프로리그에서도 적용할 계획이다.
신빈 제도는 럭비 종목에서 반칙을 저질러 경고를 받은 선수를 약 10분간 경기장에서 퇴장시킨 후 복귀를 허락하는 규정이다. 아이스하키와 핸드볼 등에서도 적용된 이 규정은 2019/20시즌부터 축구를 취미로 즐기는 풀뿌리(Grass-roots)에 적용됐고, 이제 프로 무대에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신빈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심판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미 프리미어리그는 2023/24시즌부터 선수들이 심판을 둘러싸 위협하는 상황을 막고자 경기 중 주장 완장을 찬 선수만 심판 판정에 항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를 위반할 시 지체 없이 경고를 받게 된다.
또 판정 항의로 인한 경기 시간 지연과 경고 횟수를 줄이는 목적도 있다. 잉글랜드 축구는 지난 2021년 홈페이지를 통해 "2016/17시즌 판정에 대해 항의하다 받은 경고가 73,000장을 넘겼으며, 이는 모든 경고의 25%를 차지했다"라며 "신빈 제도를 도입한 이후 풀뿌리 축구에서 판정 항의가 38%나 감소했으며, 욕설 등으로 인한 퇴장도 크게 줄었다"라고 발표했다.
새로운 제도를 두고 심판자선단체는 "더 높은 레벨에서 신빈 제도는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며 "이는 경기의 불미스러운 행동을 해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긍정적인 진전이다"라며 환영했다.
매체는 "신빈은 세미프로 수준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정착에 성공한다면 심판에 대한 존중심을 되찾기 위하 실질적인 노력이 있기 때문에 상위 리그로 빠르게 진출할 수 있다"라며 "선두들은 럭비와 비슷한 스타일로 경기장에서 추방될 수 있으며, 전술적 파울과 같은 특정 상황 위반 및 사소한 반대를 낼 경우 10분간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술적 파울이란, 선수가 카드를 받을 각오를 한 채 상대의 역습 등을 저지하기 위해 반칙을 범하거나 스로인 지연 등 일부러 시간을 끄는 행위를 의미한다. 신빈 제도는 심판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경기 흐름이 끊기는 상황을 대폭 줄일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새로운 제도를 두고 일부 팬들은 아직까지 불신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들은 심판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반대로 선수들을 억압함과 동시에 심판의 권위적인 행동을 늘리는 결과를 우려했다.
특히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선 심판에 대한 불신이 자자하다. 2023/24시즌 시작된 후 전반기가 다 끝나지 않았음에도, 이미 오심이 수두룩하게 쏟아지면서 심판의 판정에 대해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