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당구 LPBA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사카이 아야코가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PBA 사무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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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큐를 잡고 공을 노려보고 있는 사카이 아야코. 사진=PBA 사무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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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일본 여성 3쿠션 강자’ 사카이 아야코(46·하나카드)가 올 시즌 프로당구 LPBA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아야코는 29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전서 임혜원을 세트스코어 4-1로 여유있게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9월 초 열린 4차 투어(에스와이 챔피언십) 결승서 김민아(NH농협카드)를 꺾고 프로 진출 4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던 사카이는 약 석 달 만에 두 번째 우승을 이뤄 시즌 첫 2관왕을 달성했다. 또한, 우승 상금 2000만원을 추가해 시즌 상금을 5417만원으로 늘렸다. 상금랭킹 4위에서 1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사카이는 현재 11살, 8살 두 아들을 둔 엄마 선수다. 엄마와 선수를 병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사카이는 LPBA 대회가 열릴 때마다 한국으로 넘어와야 한다.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사카이는 22살 때 일본에서 3쿠션 당구 선수가 된 뒤 30살까지 활약하다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여자 3쿠션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참가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당구를 접었던 사카이가 다시 큐를 잡게 된 배경은 결혼이었다. 2012년 12월 남편과 결혼한 뒤 일본에서 당구클럽을 오픈하면서 당구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다.
마침 2019년에 한국에서 프로당구가 출범했다. 사카이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하지만 프로당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출범 우원년인 2019~20시즌부터 꾸준히 대회에 참가했지만 지난 시즌까지 우승은 커녕 4강조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긴 기다림과 인내 끝에 이번 시즌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올 시즌에만 두 번이나 우승을 이루면서 LPBA 최강자 반열에 우뚝 섰다. 일본 선수가 멀티 우승을 달성한 것은 사카이가 처음이다.
올 시즌 지난 시즌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던 올 시즌 급성장한 원동력을 묻자 사카이는 ‘팀리그’를 꼽았다. 그는 “하나카드 소속으로 팀리그에 참가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치르고 대화를 나누면서 경험치가 많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팀리더 김병오를 비롯해 남자 선수들로부터 기술적인 어드바이스를 많이 받고 김가영, 김진아 등 여성 선수들과는 함께 경기를 치르면서 좋은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면서 “같이 연습하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다른 선수의 잘하는 부분을 배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육아 및 가정일을 같이 돌보다보니 온전히 당구에만 전념하기는 어렵다. 남편과 함께 일본 시부야에서 당구클럽도 운영하고 있어 시간을 쪼개기가 어렵다.
사카이는 “훈련시간이 길지는 않다. 하루에 2~3시간 정도 연습을 하는 것 같다”며 “대신 당구클럽에서 손님들과 경기를 하면서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카이는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기가 쉽진 않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LPBA를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대회에 나서는 이유가 있다.
그는 “한국에서 대회를 치르다 보면 가족이 걱정되고 스스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면서도 “오랜 시간 당구를 쳤지만 지금까지 이런 멋진 여자 대회는 없었다.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큰 동기부여다, 지금 이 시간이 내게 너무 소중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