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요르카 공식 SNS 캡처[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마요르카 팬들은 여전히 '이강인앓이' 중이다. 그의 지난 시즌 활약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강인은 30일(한국시각) 스페인 마요르카 에스타디오 마요르카 손모시를 방문했다. 마요르카의 홈구장인 이곳은 이날 마요르카와 카디스의 2023~2024시즌 스페인 라리가 14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와 지난 시즌 이후 처음으로 홈 구장에서 마요르카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강인은 현재 부상으로 침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무리키와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이 구단 SNS를 통해 공개됐다. 무리키는 이강인과 지난 시즌 엄청난 호흡으로 마요르카 공격을 주도했는데, 두 선수는 서로 다른 팀에 속한 상황에서도 관중석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모습이었다.
이강인의 마요르카 방문은 이미 스페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특별한 손님 이강인이 마요르카 홈 과중석에 방문할 것이다. 이적료를 안겨주고 떠난 그는 친정팀에 첫 방문했다'라며 이강인의 방문에 주목했다.
마요르카 팬들은 이번 이강인의 방문 소식이 구단 SNS를 통해 전해지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팬들은 구단 SNS에 "경기장을 담보로 임대해 오자", "그가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 "너를 정말 그리워한다"라며 이강인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팬들의 그리움만큼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남긴 활약이 엄청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PA연합뉴스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22~2023시즌 마요르카의 핵심 선수로 성장한 그는 엄청난 존재감으로 팀을 이끌었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마요르카에 합류한 첫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좀처럼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강인에게 적응 기간은 한 시즌이면 충분했다.
2022~2023시즌 이강인은 윙어, 세컨드 스트라이커, 미드필더를 가리지 않고 출전하며 마요르카 상승세의 중심이었다. 장점이었던 탈압박은 빛났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 가담과 몸싸움도 더욱 성장했다. 날카로운 킥으로 팀 공격을 풀어주는 모습도 자주 보여줬다. 마요르카 주전 공격수 무리키와는 환상의 콤비로 맹활약하며 이강인의 킥에 이은 무리키의 헤더가 위협적인 무기로 자리 잡았다.
팀 공격의 핵심으로 축구적으로도 기량을 만개한 이강인은 상업적으로도 구단에 많은 수익과 영향력을 끼쳤다. 그를 보기 위해 많은 한국 축구 팬들이 마요르카섬과 구단을 찾았고 각종 굿즈와 판매 수익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마요르카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던 이강인은 곧바로 지난여름 이적시장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1순위로 꼽혔다. 아틀레티코는 실제 지난 1월부터 이강인을 데려가기 위해 눈독을 잔뜩 들이던 팀이었다. 하지만 자금 부족으로 마요르카가 원하는 이적료를 부담하지 못했다.
브라이턴, 뉴캐슬, 울버햄프턴, 번리 등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실제 이적 확률이 큰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라리가 베티스와 세비야, 레알 소시에다드 등도 거론됐으나 관심 정도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PSG가 등장했다.
EPA연합뉴스EPA연합뉴스PSG가 이강인의 이적료를 부담하기로 하고 영입을 적극 추진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메디컬 테스트까지 파리에서 진행했다는 소식 역시 들려왔다. 이강인은 이적을 앞두고 열린 A매치 2연전 기간에서 이적 관련 문제에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다는 소식은 이적이 발표되며 결국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 정상급 팀에 합류하게 된 이강인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PSG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PSG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빅클럽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위대한 선수 중 몇몇을 보유하고 있다"며 "나는 이 새로운 모험을 빨리 시작하고 싶다"라고 마요르카를 떠나 PSG에 합류한 소감을 전했다.
이강인의 이적료는 2200만 유로(약 313억원)로 알려졌다. 마요르카는 구단 역대 최고 수준의 이적료 수익을 품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연간 50만 유로(약 7억 1200만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PSG와 새 계약을 맺으면서 연봉이 400만 유로(약 57억원)로 8배 급등했다. 마요르카와 함께 이득도 나눴다. 이강인은 마요르카 입단할 때 계약금을 포기하는 대신 향후 클럽을 떠날 때 발생하는 이적료 20%를 받기로 팀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마요르카는 이강인에게 2200만 유로의 20%인 440만 유로(약 63억 원)를 줘야 한다. 이 조항 하나로 1년 치 연봉이 넘은 금액을 한 번에 받게 된 것이다.
AFP연합뉴스AP연합뉴스이강인은 PSG 이적 후에도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이번에도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합류하자마자 부상도 2차례 입으면서 출전 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후엔 곧바로 대표팀을 부름을 받아 한 달 정도 자리를 비워야 했다.
하지만 대표팀 일정을 모두 마치고 돌아와서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에 대한 믿음을 지켰다. 곧바로 스트라스부르전에서 선발로 나섰으며 지난달 26일 홈에서 열린 AC 밀란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라운드 경기에선 교체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PSG 소속 첫 득점까지 터트렸다. 당시 이강인은 팀이 두 골 차로 앞선 후반 44분 세 번째 득점을 터트렸고, PSG는 3대0 승리를 거뒀다.
리그에서도 활약이 이어졌다. 스트라스부르전에 이어 리그 10라운드 브레스트 원정에서 선발로 출격한 이강인은 멋진 아웃프런트 패스로 음바페의 득점을 도우면서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이어진 몽펠리에전에서는 결승골까지 기록하며 리그1 첫 골까지 기록했다.
리그1 이주의 팀에도 2주 연속 뽑혔다. 브레스트전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10라운드 이주의 팀에 선정됐던 이강인은 11라운드에서도 몽펠리에전 결승골을 바탕으로 활약을 인정받으며 2주 연속 이주의 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이적시장, 리그1 최고의 선수들'이라며 이강인을 최고의 영입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은 역곡선을 그렸다. 처음 부상을 입고 교체 출전에 그치기도 했던 그는 아시안게임으로 결장했었는데, 서서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22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정당화시키고 있다'라며 이강인의 이적 직후 활약에 주목했다.
마요르카에 이어 PSG에서도 엄청난 유니폼 판매량으로 인기를 증명했다. 프랑스 RMC 스포츠 소속 유력 기자 파브리스 호킨스는 "현재 매장에서 가장 많은 유니폼이 팔린 선수로도 이강인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네이마르와 마르퀴뇨스가 그 뒤를 잇고 있다"라며 프리시즌부터 이어진 이강인의 엄청난 인기에 주목했다. 이강인은 시즌 개막 후에는 음바페를 유니폼 판매량에서 제쳤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일부 매체들은 이강인의 PSG 합류가 아직 반시즌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확실한 히트작이라고 평가를 남겼다.
PSG에서의 활약에도 마요르카를 잊지 않고 찾아준 이강인에게 마요르카 팬들도 많은 고마움과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