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시즌 초반 10경기 무패로 승승장구하던 토트넘 홋스퍼가 3연패에 빠진 가운데 토트넘 전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현재 처한 상황을 한탄했다.
베르바토프는 30일(한국시간) 영국 베팅사이트 베트페어와 인터뷰에서 다음 경기가 맨체스터시티 원정이라는 사실을 두고 "지지 않는 것이 성공"이라고 말했다.
베르바토프는 "끔찍한 결과를 냈던 첼시전이 끝나고 그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보자. 그렇다. 부상 선수들이 나왔다. 하지만 그들은 상관하지 않고 결과를 내기 위해 전쟁 부츠를 신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모든 팀이 부상을 갖고 있다. 어떤 팀은 적고, 어떤 팀은 많을 수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3연패를 당했다. 첫 번째 패배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토트넘은 여전히 상위 4위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정비해야 한다. 더 이상 연패가 이어져선 안 된다. 4위 싸움을 유지하고 우승 트로피를 경쟁하기 위해선 승점이 필요하다. 이젠 어떻게 연패를 멈출지 방법을 강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해리 케인과 결별하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로 새 단장한 토트넘은 개막 10경기에서 8승 2무로 맨체스터시티를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는 돌풍을 일으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8월부터 9월 그리고 10월까지 3연속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감독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3연속 이달의 감독은 역대 4번째. 첼시 시절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 수상했고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그리고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은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4연속 수상 영예를 안았다. 다만 개막부터 3연속 수상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최초다.
승승장구하던 토트넘이 흔들린 건 11라운드 첼시전이다.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거친 태클로 퇴장당했고, 미키 판 더 펜과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으로 빠졌다. 이어 데스티니 우도지까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9명이 됐고 1-4로 무릎을 꿇었다. 토트넘이 이번 시즌 처음으로 당한 패배다.
첼시와 경기가 끝나고 로메로가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고 매디슨과 판 더 펜이 부상으로 올해 출전할 수 없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토트넘 전력은 크게 약해졌다. 12라운드 울버햄턴과 경기에서 후반 45분까지 1-0으로 앞서가다가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1-2로 졌다.
첼시전과 울버햄턴전에서 만들어진 연패는 2경기로 끝나지 않았다. 28일 홈에서 애스턴빌라를 상대로도 1-2로 역전패 했다. 1위였던 순위는 5위로 떨어졌다. 게다가 8개월 여 만에 선발 복귀전을 치른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이날 경기에서 전반 32분 만에 부상당했고 복귀까지 2개월 반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3연패에 빠진 토트넘은 오는 4일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시티와 14라운드를 벌인다. 토트넘이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진 반면 맨체스터시티는 케빈 더브라위너를 제외하면 주전 선수들이 건재하다. 뿐만 아니라 토트넘은 로메로가 이 경기까지 출전할 수 없다. 주전 센터백 없이 엘링 홀란을 막아야 하는 처지다.
베르바토프는 "이제 그들은 맨체스터로 가서 경기해야 한다.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며 "모드에게 안 좋은 순간이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할 수는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다. 토트넘이 패배를 피하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해 "지금은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보여 줘야 하는 경기들이다'고 말해야 하는 순간이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반응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르바토프는 같은 공격수 출신인 히샬리송을 향해서도 조언을 날렸다. 히샬리송은 이달초 사타구니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며 다음 달 크리스마스 이전에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베르바토프는 "일어나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현재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최근 발언은 그가 좌절해 있고 모두가 원하는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했다.
이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좌절하고 화가날 수 있다. 구멍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노력하지만, 방법을 모르고 여전히 갇혀 있다면 감독이 조치를 취하게 된다. 감독이 증명할 시간을 더 주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좋은 경기를 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한 경기에서 득점하고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느끼는 순간 감독을 전술적인 이유로 벤치에 앉힐 수 있다. 그러면 다시 흐름이 멈춘다. 그리고 나서 감독은 경기할 시간을 다시 주지만 흐름은 사라졌고, 다음 경기는 다시 벤치로 돌아오게 된다. 지금까지 히샬리송은 토트넘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진 못했지만, 돌아온 뒤엔 기회를 잡고 감독에게 왜 꾸준히 뛰어야 하는지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