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형제의 난’이 동생의 승리로 끝났다.
수원 KT는 30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85-71, 14점 차로 이겼다. 원정팀 KT는 연승 행진을 4경기까지 이어가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패리스 배스가 3점슛 3개를 포함해 33점 18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리딩 가드 허훈도 고비마다 3점슛 3방을 꽂아 넣으며 19점 6어시스트로 뒤를 받쳤다. 특히나 승부처였던 3쿼터에 3점슛 2개를 포함해 14점을 몰아넣은 집중력이 돋보였다. 문성곤도 12점(3점슛 2개 포함)을 성공시켰다.
홈팀 KCC는 전반 KT의 3점슛 성공률을 25%(16개 중 4개 성공)로 묶으며 수비 농구로 재미를 봤다. 전반을 한 점 차(42-43)로 마치며 나쁘지 않은 흐름 속에 마쳤다. 하지만 3쿼터 들어 KT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지 못한 채 잇달아 실점하며 점수가 확 벌어졌다. 3쿼터 중반 들어 벌어진 10점 차 이상의 스코어가 경기 종료까지 이어졌다. 리바운드 다툼에서도 32-46으로 크게 밀렸다.
알리제 드숀 존슨이 23점 13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후반 들어 다소 밀린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 허웅이 3점슛 3개를 성공시키며 14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최준용(6점)이 시도한 3점슛 6개는 모두 림을 외면했다.
이날의 승부는 ‘농구대통령’ 허재의 두 아들 허웅(KCC)과 허훈(KT)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가 코트에서 맞대결을 펼친 건 지난해 3월10일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허웅의 소속팀 KT가 승리를 거두며 형제 간 상대전적은 6승6패로 동률을 이뤘다.
두 선수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농구 올스타 투표에서도 나란히 1위(허훈)와 2위(허웅)로 선두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30일 오후 9시 현재 허훈이 3만1303표를 받아 최다 득표를 기록 중이다. 허웅은 3만351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 후 허훈은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후반에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형(허웅)과의 맞대결은 어려서부터 자주 해오다보니 특별히 의식하진 않는다. 그저 상대 선수 중 한 명일 뿐”이라며 웃었다. 이어 “부산의 많은 팬들 앞에서 다시 뛸 수 있어 기뻤다. 코트에서 항상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