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주말이면 올해 2월 개막한 2023시즌 프로축구 K리그1이 약 10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리그 2연패를 조기 달성한 상황에서 최종전까지 주목해야 할 마지막 관전 포인트가 남아있다. 바로 ‘토종 스트라이커’ 주민규(33·울산)와 ‘외국인 공격수’ 티아고(30·대전)의 득점왕 경쟁이다. 또 하위권인 강원FC·수원FC·수원 삼성 중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비운의 주인공이 어느 팀이 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2023시즌 K리그1 최종 38라운드는 오는 주말인 2~3일 열린다. 영예의 득점왕 경쟁은 주민규와 티아고의 2파전 양상으로 좁혀졌다. 주민규는 30일 기준 17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티아고(16골)가 쫓고 있다.
울산 주민규
당장 주민규가 득점왕 고지에 더 가깝다. 최종전에서 두 선수 모두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면 주민규가 득점왕에 오른다. 만일 티아고가 한 골을 추가해 동률을 이룬다 해도 주민규의 이번 시즌 출전 시간이 티아고보다 적어 최다 득점자가 된다. 프로축구 득점왕은 득점 수-출전경기 수-출장시간 순으로 따진다. 주민규와 티아고 모두 35경기씩 소화했지만, 최종전을 남기고 주민규(2543분)가 티아고(2730)보다 187분을 적게 뛰었다. 결국 티아고가 득점왕에 오르기 위해서는 주민규보다 2골을 더 집어넣어야 하는 셈이다.
대전 티아고
제주에 몸을 담았던 2021시즌 22골로 득점왕에 등극한 바 있는 주민규는 2년 만에 개인 타이틀을 정조준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티아고는 지난 시즌 K리그2(2부) 경남FC에서 18골을 넣어 당시 충남아산에서 활약한 유강현(대전·19골)에게 1골 차로 K리그2 득점왕을 내줬다. 대전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올 시즌 1부 무대에서도 공격 본능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티아고는 6도움도 기록해 현재 리그 최다 공격포인트(22개)를 기록 중이다. 티아고는 내친김에 득점왕 타이틀까지 노린다. 주민규의 울산은 3일 홈구장에서 전북과 최종전을 치르고, 티아고의 대전은 하루 앞선 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시즌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축구 팬들이 최종전에서 주목할 건 또 있다.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기 위한 하위권의 마지막 전쟁이다. 2일 오후 2시 이번 시즌 파이널B에 속한 구단들의 최후의 3경기가 일제히 치러진다. ‘꼴찌’ 수원(승점 32·35득점)과 10위 강원(승점 33·30득점)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단두대 매치를 갖고, 11위 수원FC(승점 32·43득점)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9위 제주를 상대로 마지막 일정을 치른다. K리그1 최하위인 12위는 2부 무대로 곧바로 강등된다. 하위권 3팀 모두 최종 12위를 할 가능성을 남겨 둬 치열한 혈투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통산 4차례의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통의 명문팀 수원이 강등된다면 팬들에게 큰 충격일 뿐만 아니라 프로축구 역사에 대사건으로 남을 전망이다.
당장 수원은 36라운드에서 수원FC에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직전 37라운드에선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짜릿한 1-0 승리로 연승을 달려 분위기가 좋다.
다만 수원이 마주할 강원도 최근 2연승을 내달리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상태다. 강원은 최근 대전과의 경기(1-0)와 수원FC전(2-0)을 모두 무실점 승리로 장식했다.
수원FC는 최근 3연패를 포함해 8경기 무승(3무 5패)으로 부진의 늪에 빠져 있어 최종전에서 심기일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