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슈퍼매치에서 고승범(수원 삼성)의 얼굴을 가격했던 정훈기 FC서울 코치가 3경기 출장정지에 5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제16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정훈기 코치에게 이같은 징계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훈기 코치는 지난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7라운드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 중 양 팀 선수단의 충돌이 발생한 상황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한 게 VAR 온필드리뷰를 통해 확인돼 퇴장조치 됐다.
이후 연맹은 상벌위를 통해 경기 중 퇴장에 따른 출장정지 2경기에 추가로 3경기 출장정지를 내리고, 500만원의 제재금 징계도 함께 처분했다.
정 코치와 함께 상벌위에 회부된 고요한(서울)도 2경기 출장정지의 사후징계를 받았다.
연맹에 따르면 고요한은 당시 충돌 상황에서 상대 선수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행동을 했지만, 주심이 이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고요한의 행위가 퇴장성 반칙에 해당한다고 평가했고, 연맹 상벌위도 고요한에게 퇴장에 해당하는 2경기 출장정지의 사후 징계를 내렸다.
연맹 관계자는 "경기 중 발생한 선수단 간 충돌 상황에 관해 서울과 수원 양 구단에 엄중 경고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경기장 내에서 선수단이 단체로 물리적 충돌을 발생시키는 소위 '벤치클리어링'이 재발하지 않도록 규정개정을 비롯한 강한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서울이 0-1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전진우(수원)의 파울로 넘어진 기성용(서울)이 전진우를 뒤에서 거칠게 밀어 넘어뜨린 게 시작이었다.
전진우가 고통을 호소하는 사이 수원 선수들이 기성용에게 다가가 거칠게 항의했고, 이에 질세라 서울 선수들도 맞서면서 양팀 선수들이 뒤엉켰다. 서울 벤치 앞쪽이다 보니 벤치에 앉아 있던 서울 선수들과 코치진도 가세했고, 수원 벤치에서도 선수들과 코치진이 대거 그라운드로 향했다. 축구에선 쉽게 보기 어려운 ‘벤치 클리어링’이었다.
문제는 단순한 신경전 이상의 폭행으로까지 번졌다는 점이다. 당시 모습은 고스란히 중계화면 등을 통해 전해졌고, 현장의 관중이 직접 찍은 영상들도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잇따라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특히 고승범(수원)의 얼굴을 가격하거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잡아채는 서울 코치와 선수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반대로 앞선 장면에선 고승범이 팔로세비치(서울)의 목 부위를 가격하거나, 들고 있던 공을 뒤에서 손으로 쳐낸 이상민(수원)의 목을 팔로세비치가 밀치는 모습 등도 뒤늦게 공개됐다.
연맹은 다만 다른 장면에 대해서는 상벌위를 열지 않고 정훈기 코치와 고요한만 상벌위에 회부했고, 이들에게만 추가 징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