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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용 0 937 2023.12.0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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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4년 연속 최하위 위기, 그 속에서 본 희망[한화이글스 결산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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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한화 이글스의 2023년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였다. 2022시즌이 끝난 뒤 '윈나우'를 선언했으나 2023시즌 초반 여러 악재 속 또다시 최하위에 머물렀다. 

결국 한화는 시즌 중반 2020시즌이 끝난 후 리빌딩을 위해 선임한 카를로스 수베로 전 한화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당시 2군 감독을 1군으로 승격시켰다. 

최원호 감독은 빠르게 팀을 정비했고 시즌 중반 8연승을 달성하며 매서운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 후 한화는 빠르게 추락했고 결국 올 시즌을 9위로 마감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한화의 2023시즌. 이번에는 2023시즌 한화의 후반기와 이번 시즌 어떤 소득을 얻었는지 되돌아본다.  

문동주. ⓒ연합뉴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급격한 추락

한화는 전반기를 승률 0.459(34승40패)로 마쳤다. 순위는 8위였지만 4위 NC 다이노스와 경기차는 단 3.5경기였다. 후반기에 충분히 힘을 낸다면 2018년 이후 5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도 가능했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치른 첫 8경기(우천취소 제외)에서 한화는 3승5패를 기록했다. 특히 7월25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8회초에만 대거 13득점을 뽑는 맹타를 휘둘렀다. 8회초 공격 시간은 무려 1시간8분.

당시 한화는 2사 후에만 무려 11득점을 뽑아 KBO 신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KBO 역대 두 번째 타자이순, 13득점으로 한 이닝 최다 득점 공동 2위도 성공했다. 이 경기 승리로 개인 19연패를 당하고 있던 장시환은 2020년 9월22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1038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이런 의미 있는 경기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8월 들어 속절없이 무너졌다. 먼저 버치 스미스의 대체 선수로 합류해 전반기 5승1패 평균자책점 2.61로 에이스 노릇을 했던 리카르도 산체스가 고전했다. 산체스는 단조로운 구종과 투구 습관이 노출되면서 후반기 첫 경기 7월21일 NC 다이노스전부터 8월25일 KIA타이거즈전까지 1승4패에 머물렀다. 그 사이 2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도 3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또한 새로 합류한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도 부진했다. 윌리엄스는 8월까지 타율 0.222 OPS(출루율+장타율) 0.596 4홈런 18타점에 그쳤다. 전임자인 브라이언 오그레디보다는 나은 성적이었으나 여전히 외국인 타자로서는 낙제에 가까운 성적표였다. 음주운전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하주석도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는 등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닉 윌리엄스. ⓒ한화 이글스

그러면서 팀은 조금씩 패배를 누적했다. 8월11일~8월13일 두산 베어스와 3연전 위닝 시리즈(2승1패)를 제외하고 8월 동안 단 한 번의 위닝시리즈를 챙기지 못했다. 부진의 늪은 길어졌고 시즌 최다 연패인 8연패(8월19일~9월1일)도 겪었다. 결국 한화는 9월1일 경기가 끝난 뒤 다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깜짝 6연승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월 월간 성적 5승2무15패로 마친 한화. 9월2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8연패를 끊고 다시 달려 나갔다. 특히 9월2일 LG전에서 한화 노시환이 LG 유영찬을 상대로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개인 첫 홈런왕에 성큼 다가섰다. 그리고 한화는 '1위' LG와 3연전을(9월1일~9월3일)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뒤 9월6일부터 9월10일까지 깜짝 6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최하위를 놓고 싸웠던 키움 히어로즈와 4연전(더블헤더 포함)을 모두 쓸어 담으며 최하위 탈출 희망을 높였다. 

그러나 기세는 잠시였다. 한화는 이후 9월 남은 경기에서 단 3승에 그쳤다. 패배는 11번 당했다.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노시환의 이탈이 결정적이었다. 노시환은 9월22일 경기를 끝으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해 팀을 떠났다. 노시환 이탈 전에도 힘든 시기를 겪었던 한화는 이후 더욱 빠르게 추락했다. 9월23일부터 9월29일까지 한화는 6경기에서 1승5패에 그쳤다. 

또한 노시환의 빈자리를 메꿔줄 것으로 예상했던 김태연이 왼손 중지 중수골 골절을 당하며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고 활약했던 김태연의 이탈은 한화가 상상하지 못했던 변수였다. 

노시환. ⓒ연합뉴스

후반기 침묵에 빠졌던 채은성이 노시환의 역할을 대신해야 했지만 채은성은 9월에도 월간 타율 0.202(84타수 17안타) 5홈런 14타점으로 반등하지 못했다. 당시 최원호 감독은 채은성의 체력이 떨어진 것을 알고 있음에도 팀 사정상 라인업에서 뺄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결국 이 기점으로 한화는 중위권으로 도약할 동력을 완전히 잃었다. 4년 연속 최하위의 그림자가 조금씩 한화를 덮치고 있었다.

▶최종 성적 9위, 수확도 많았던 한 해

그러나 끝내 한화는 4년 연속 최하위라는 수모를 피했다. 10월5일부터 10월10일까지 6연패에 빠지기도 했지만 9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특히 10월2일 NC전에서 문현빈은 고졸신인 역대 7번째 한 시즌 100안타를 달성했다. 또한 정우람은 이 경기에서 KBO리그 투수 최초 1000경기 출장이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한화 선수단은 모두 최하위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국 10월14일 롯데전을 승리하며 자력으로 최하위 탈출에 성공했다. 

최종성적 9위. '윈나우'를 천명했던 2023시즌 초반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수확도 많았다.

먼저 야수에서는 리그 최고의 타자 노시환을 얻었다. 노시환은 올 시즌 타율 0.298 OPS(출루율+장타율) 0.929 31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홈런, 타점 부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노시환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참가해 국가대표 4번타자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2019 신인드래프트 당시 한화 이정훈 스카우트 팀장이 "앞으로 KBO리그 최고의 타자가 될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던 이유를 5년 만에 세상에 증명했다.

그 외에도 의미 있는 발견이 많았다. 먼저 내야에서는 올 시즌 견고한 유격수 수비로 8년 무명 생활을 끝내고 한화의 주전 유격수가 된 이도윤, 2루와 중견수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한 문현빈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외야에서는 올해 상무 제대 후 8월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최인호,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이진영이 눈에 띄었다.

투수는 문동주다. 지난해 옆구리 부상과 견갑하근 부상으로 13경기 1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에 그쳤던 문동주는 올해 23경기 출전해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로 한화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23 KBO 신인왕도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숨겨진 수훈선수는 바로 이태양이다. 이태양은 올해 3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했다. 기록만 보면 크게 도드라지지 않으나 이태양은 올해 전천후 스윙맨으로 활약하면서 팀의 빈 구멍을 메워줬다. 선발투수가 무너졌을 때는 롱릴리프로서, 선발투수가 필요할 때는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늘 다했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준 이태양은 올 시즌 한화의 언성 히어로였다. 

이태양. ⓒ연합뉴스

후반기 필승조로 활약했던 주현상과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한 박상원의 활약도 인상 깊었다. 주현상은 올 시즌 2승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96으로 후반기 한화 불펜의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박상원 역시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16세이브)를 달성하며 한화의 뒷문을 지켰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 3년간 최하위를 겪으며 많은 인고의 시간을 보낸 한화. 올 시즌은 승리의 달콤함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동시에 아직 보완점이 많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한화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지난 20일 FA 안치홍 영입이 그 출발이다. 올해 예열을 마친 독수리는 내년 시즌 더 높게, 그리고 멀리 비상할 준비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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