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3일 홈경기에서 하나원큐 원클럽 에이스 신지현의 입단 10주년 기념식을 마련해 준 정석화 단장. 사진제공=WKBL[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요즘 여자프로농구에서 부천 하나원큐의 돌풍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괄목상대'란 표현이 어울린다. 하나원큐는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였다. 그랬던 하나원큐가 2023~2024시즌 들어 10경기 만에 4승(6패)을 올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0경기에서 6승(24패)밖에 거두지 못한 '그팀'이 아니다.
지난 3일 용인 삼성생명전(65대44), 6일 인천 신한은행전(78대51)서 연이어 20점차 이상 대승을 하면서 2년10개월 만에 연승을 맛봤다. 신한은행전에서는 역대 한 쿼터 최소실점(4쿼터 1실점) 신기록을 세우기까지 했다. 현재 삼성생명과 반 게임차, 4위로 4년 만의 플레이오프(4강) 진출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무기력' 하나원큐가 '신바람'으로 변신한 데에는 숨은공신이 있다. 정석화 단장(58)의 '혁신'이다.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이 6일 신한은행전 승리로 연승을 이끈 뒤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WKBL김도완 감독이 지난 6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가의 특수 장비 도입 등 많은 지원을 해주신 단장님과 사무국장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한 것도 의례적인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2021년 4월 난파선 같았던 '하나원큐호'의 선장으로 부임한 정 단장은 연속 최하위의 두 시즌을 보내면서도 꾸준히 추진했던 구단 운영철학이 있었다. '떠나고 싶은 팀'에서 '남고 싶은 팀'으로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그 꾸준함이 비로소 결실을 거두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부임할 때부터 '떠나고 싶은 팀'의 원인찾기에 나선 정 단장은 선수단과의 면담은 물론이고 외부 농구인,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다. 하나은행에서 지점장, 영업본부장, 전무 등 요직을 거치며 고객응대, 소통의 달인으로 꼽혔던 정 단장이었다. 객관적인 팀 전력, 감독-코치의 지도력을 탓하기에 앞서 사무국 내부적으로 먼저 반성할 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여자 프로농구 특성상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진출한 선수가 많은 데도 '소녀선수'들의 감성을 감싸주기는 커녕 마음에 상처를 주는 관행이 팽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