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반갑다.' 이번 주말 남자 프로농구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농구팬들을 찾아간다.
우선 관심사는 일명 '최준용 더비'다. 지난 5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데뷔 때부터 몸담았던 서울 SK를 떠나 부산 KCC로 옮긴 최준용(29)이 처음으로 SK와 맞대결(2일)을 한다. 겉으로는 "반갑다"고 인사를 나누겠지만 어색한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소도 최준용이 숱한 영광의 시간을 보냈던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이다.
이번 시즌 농구 일정상 KCC와 SK의 첫 대결이 1라운드를 건너뛰었고, 2라운로 접어든 지금에서야 성사됐다. KCC와 SK는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 감독이 예상한 양대 우승후보였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두 팀이 행보는 엇갈렸다. KCC가 이름값으로는 '슈퍼군단'이지만 최준용의 부상 후 늦은 복귀, 이승현의 국가대표 차출 후유증, 전준범의 부상 이탈 등으로 인해 중하위권을 맴돌다가 이제 간신히 추스르는 중이다. 반면 SK는 상위 그룹을 계속 유지하는 등 KCC에 비하면 안정적인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6라운드 맞대결 전적 2승4패로 열세였던 KCC는 SK의 핵심 전력 최준용을 데려온 만큼 달라진 대결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뭐니뭐니 해도 최준용이 친정팀을 만나 어떤 퍼포먼스를 보일지 관심사다. 톡톡 튀는 개성에, 직설화법도 마다하지 않는 최준용은 지난 5월 KCC 입단 기자회견에서 "내가 없는 SK는 더 이상 우승후보가 아니다", "SK는 이제 '노인즈(노장 선수가 많다는 의미)'" 등 '쎈' 발언을 했다. 사실 최준용이 SK에서 나올 때 웃으며 헤어질 정도는 아닌 데다, 평소 최준용의 성격으로 볼 때 이번 SK전에 임하는 자세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팬들로서는 경기 외적 볼거리가 추가되는 셈이다.
29일 현재 최준용은 6경기에 출전해 평균 17.8득점, 5.2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SK에서 뛰었던 7시즌과 비교할 때 득점은 '커리어 하이'이고, 리바운드-어시스트는 종전 평균과 비슷하다. 그런 최준용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을지 시선을 뗄 수가 없다. 지난 FA시장에서 최준용과 함께 토종 빅맨 '최대어'로 꼽혔던 오세근과의 첫 만남은 보너스다.
다른 의미로 반가운 얼굴 오마리 스펠맨은 부활의 발판에 도전한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 지난달 28일 고양 소노와의 경기에 시즌 데뷔전을 치렀던 스펠맨은 기대 이하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의 주역으로 코트를 호령했던 위용을 살리지 못한 채 17분 동안 3득점, 4리바운드에 그쳤고 팀도 82대86으로 졌다.
시즌 팀 최다 3연패에 빠진 정관장은 1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복수혈전'에 나선다. 정관장은 1라운드 첫 맞대결에서 스펠맨의 공백 속에 현대모비스의 '큰산' 게이지 프림을 잘 막는 듯했지만 '2옵션' 용병 케베 알루마에게 호되게 당하면서 75대86으로 패했다. 이번 리턴매치에서 스펠맨의 화려한 부활과 연패 탈출 성공은 정관장이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폭풍 선두 행진 중인 원주 DB는 다시 맞은 홈 연전이 반갑다. 지난 1라운드 막판과 2라운드 초반, 홈 6연전을 치렀던 DB는 2일 창원 LG전을 시작으로 다시 홈 5연전에 들어간다. 현재 14승2패로 2위 그룹과 4게임차(29일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DB는 앞서 열린 7차례 홈경기(6연전 포함)에서 6승1패를 거뒀다. 지난 1주일 동안 원정 4경기를 강행군하다가 5일간의 휴식을 가진 DB는 재충전한 가운데 홈 연전 시리즈까지 맞았으니 더 무서워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5일 KCC에 이변의 승리(96대81)를 거뒀던 최하위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2일 선두 추격 중인 수원 KT의 발목을 잡고 '꼴찌의 반란'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