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하나로 뭉쳤다. 모든 선수가 주인공으로 나선다.
창원 LG가 지난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치러진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서울 SK와 경기에서 87-73으로 승리했다. 수원 KT와 공동 2위인 LG 시즌 전적은 10승 5패다.
지난 28일 KT와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냈던 LG는 KT전 패배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3쿼터 중반부터 거세게 추격했지만, 전반 열세는 후반까지 영향을 미쳤다.
KT전 후 하루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맞이한 SK전도 연승 실패 여파가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LG였다. 단테 커닝햄(203cm, F) 결장으로 홀로 긴 시간을 소화하고 있는 아셈 마레이(202cm, C) 체력 부담도 걱정거리였다. 마레이는 KT전에서 38분 19초를 소화했다. 경기 막판 무거운 발놀림으로 공수에서 정체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LG는 이날 경기 1쿼터부터 SK를 압박해 나갔다. 장점인 강한 수비로 SK 턴오버와 어려운 슈팅 시도를 유도했다. 자밀 워니(199cm, C)에 8점을 내줬을 뿐, 다른 선수 득점을 4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동시에 마레이가 파생하는 득점 기회를 잘 살린 LG였다. 마레이는 SK 도움 수비를 상대로 무리하지 않았다. 외곽에서 발맞추고 있던 슈터들에게 어시스트를 선물했다.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2쿼터 오세근(200cm, C)의 공격력에 고전했던 LG는 이재도(180cm, G) 활약으로 위기를 넘겼다. 1쿼터부터 백보드 3점으로 재미 봤던 이재도는 2쿼터에만 3점 3방을 폭발했다. 골밑에서 적극적으로 리바운드 가담에 나섰던 양홍석(195cm, F)과 마레이 존재도 이재도의 자신감 넘치는 3점 시도에 도움을 줬다.
LG는 3쿼터에 본격적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26점을 집중했다. 이재도와 마레이뿐만 아니라 정희재(195cm, F)-정인덕(196cm, F)-유기상(189cm, G)까지 득점에 가세했다. 코트 위 모든 선수가 자신 있게 찾아온 득점 기회를 살렸다.
LG 시스템 농구는 4쿼터까지 빛을 발했다. SK 거센 추격을 이겨낸 3점은 유기상과 정희재의 몫이었다. 이재도와 마레이가 중심을 잡았지만, 코트 위 다른 선수들은 들러리에 머무르지 않았다. 모두가 주인공으로 나선 셈이었다.
이날 경기 LG 벤치 득점이 45점이었다. 3점 7방을 터트린 이재도를 필두로 3점을 17개나 꽂았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주저하는 LG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7분 31초 출장했던 박정현(203cm, C)도 금쪽같은 활약을 했다. 체력 문제로 힘들어했던 마레이에게 귀중한 휴식 시간을 보장했다. 게다가, 3쿼터 3분 52초 동안에는 득실 마진 +7로 오히려 점수 차를 더 벌렸다. 마레이 없는 시간을 버텨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승부를 결정하는 시간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