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데려오기로 한 토트넘의 결정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이별한 후 토트넘은 감독 선임을 연달아 3번이나 실패했다. 우승 청부사 조세 무리뉴 감독을 데려오면서 트로피에 대한 열망을 보여줬지만 무리뉴 감독은 풋볼리그컵 결승전을 앞두고 돌연 경질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보여준 처참한 경기력과 선수단 장악 실패가 문제였다.
무리뉴 감독 이후 울버햄튼에서 나름의 지도력을 보여준 누누 산투 감독을 데려왔다. 역대 커리어로 보나, 최근 지도력을 보나 무리뉴 감독보다 나은 점이 없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결국 누누 산투 감독은 부임 4개월도 되지 않아 경질됐다.
누누 산투 감독과 이별한 뒤에 선임한 인물은 역시 우승에는 일가견이 있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었다. 콘테 감독은 첫 시즌 팀을 빠르게 안정화시키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까지는 가져왔지만 두 번째 시즌에는 선수단과 문제를 일으켰다. 이는 감독으로선 해선 안되는 발언으로 이어졌고, 콘테 감독도 팀을 나가게 됐다.
콘테 감독마저 떠난 뒤 토트넘은 여러 감독과 접촉한 끝에 셀틱을 성공적으로 이끈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계약을 맺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온 감독이라고 해도, 빅리그와 빅클럽 경험이 없기에 우려도 존재했다. 토트넘이 앞서 접촉한 감독들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을 구단 팬들이 가장 원하는 방향성으로 이끌고 있다.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축구와 함께 어린 선수들을 과감하게 중요하는 팀으로 만드는 중이다. 무리뉴 감독부터 콘테 감독까지 이어지는 동안 토트넘은 내용보다는 결과 위주의 팀으로 바뀌면서 재미없는 축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제는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겨오고 있다.
또한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되는 해리 케인이 떠났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케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토트넘이다. 손흥민, 제임스 메디슨 등 역시 주전급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현재는 토트넘은 특정 선수에 과하게 의존하는 팀은 아니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영리하다. 히샬리송, 데스티니 우도지 같은 선수들로부터 최고의 능력을 이끌어내면서 케인의 부재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있다"며 극찬을 남겼다.
더불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미 자신이 매우 훌륭한 감독이라는 걸 입증해내고 있다. 그에게 운이 좋다면 무언가 특별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매우 긍정적인 전망까지 덧붙였다.
감독의 이름값을 보지 않고, 감독의 과거 커리어에 집착하지 않았고, 팬들과 융화될 수 있는 사람을 데려오기로 한 토트넘 수뇌부의 판단은 이번만큼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