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수술을 받고 7개월 만에 복귀한 타이거 우즈(48·미국)가 아직 경기력이 회복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우즈는 1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의 올버니 골프코스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챌린지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4타로 부진했다. 공동 선두로 나선 미국의 브라이언 하먼과 토니 피나우(이상 5언더파 67타)에 8타 뒤지면서 출전 선수 20명 가운데 18위에 그쳤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대회다. 우즈의 재단이 주최하고, 세계 정상급 선수 20명이 출전한다. 총상금은 450만 달러,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다.
우즈는 버디 4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5개에 더블보기 1개를 쏟아냈다. 최장 335야드, 평균 313.4야드의 장타를 터트린 대신 페어웨이 안착률이 46.2%에 그쳤고 8번이나 그린을 놓쳤다.
특히 15번 홀(파5)에서 티샷한 볼이 덤불에 들어가자 무리하게 꺼내려다 5온 2퍼트로 2타를 잃었고, 17번 홀(파3)에서는 14m 거리에서 3퍼트를 해 1타를 더 빼앗겼다. 15~17번 홀에서 4오버파를 친 우즈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맞은 버디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우즈는 경기 후 "라운드 중반부터 마지막 홀까지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수차례 샷에 확신이 없었고, 탄도와 궤도를 놓고 고민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감각과 탄도, 거리 조절이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경기에선 우즈의 경기력보다 몸 상태가 더 주목받았다. 우즈는 지난 4월 마스터스를 중도에 기권하고 오른쪽 발목 복사뼈 염증 치료를 위한 수술을 받았다. 발목 염증은 2021년 2월 교통사고 때 입은 복합 골절상의 후유증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그 후 7개월간 치료와 재활에 전념한 뒤 이날 다시 필드에 섰다. 18홀을 걸어서 도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지만, 걸음걸이가 조금 불편해 보이거나 종종 다리를 흔들며 피로를 풀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우즈는 교통사고 이외에도 과거 여러 차례 허리와 다리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다.
우즈는 "발목뼈가 맞닿은 채 몇 달을 지냈는데 수술로 더는 걱정할 일이 없어졌다"면서도 "다리, 허리, 목이 뻐근하다. 확실히 경기 때는 (친선 골프와 달리) 속도가 빠르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대회에 출전하고 싶었다. 다른 선수들과 경쟁할 준비가 된 것 같다"며 "정신적인 면에서 평소에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을 뿐, 경기는 잘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한편 조던 스피스(미국)는 4언더파 68타를 쳐 3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콜린 모리카와, 캐머런 영(이상 미국)이 나란히 3언더파 69타로 뒤를 이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은 1오버파 73타를 때려 16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우즈처럼 허리 수술을 받고 7개월 만에 대회에 나선 윌 잴러토리스(미국)는 9오버파 81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