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오버파 74타.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 7개월만에 필드에 복귀했지만 첫날 부진한 성적을 냈다.
우즈는 1일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의 올버니 골프 코스(파72)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챌린지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오버파 74타를 쳤다. 5언더파 67타로 공동선두에 나선 브라이언 하먼,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에 8타 뒤진 우즈는 출전 선수 20명 가운데 18위에 그쳤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 20명이 출전하는 공식 대회이다. 총상금 450만달러, 우승상금은 100만달러에 달한다.
우즈는 이날 드라이브샷 비거리 최장 335야드, 평균 313.4야드의 장타를 선보여 장타력 만큼은 전성기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이 46.2%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도가 떨어졌고 그린을 8차례나 놓칠 정도로 아이언샷도 흔들렸다. 4개의 버디 가운데 1개만 홀에 딱 붙여서 만들어냈을 뿐이다. 막판에는 더 급격하게 흔들렸다. 15번 홀(파5)에서 티샷한 볼이 덤불에 들어갔는데 언플레이블 대신 무리하게 꺼내려다 5온 2퍼트로 2타를 잃었다. 또 16번 홀(파4)에서는 그린 밖에서 친 세 번째 샷이 두텁게 맞아 보기를 적어냈다. 17번 홀(파3)에서는 14m 거리에서 3퍼트로 1타를 더 잃었다. 3개 홀에서 4오버파를 친 우즈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맞은 버디 기회는 살리지 못했다.
우즈는 경기 뒤 “라운드 중반부터 마지막 홀까지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몇 번 샷에 확신이 없었다. 탄도와 궤도를 놓고 고민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감각과 탄도, 거리 조절이 부족했다”고 밝혀 아직 경기 감각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았음을 털어 놓았다.
1라운드는 우즈의 경기력보다 몸 상태가 더 주목받았다. 지난 4월 마스터스 도중 기권하고 오른쪽 발목 복사뼈 염증 치료 수술을 받은 우즈는 그동안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다. 염증은 2021년 2월 교통사고 때 입은 복합 골절상 후유증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발목뼈가 맞닿은 채 몇 달을 지냈는데 수술로 더는 걱정할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우즈는 그동안 “72홀 동안 걷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자주 말했는데 이날 걸음걸이가 조금 불편해 보였고, 종종 다리를 흔들며 풀어주기도 했지만 스윙과 18홀을 걸어서 도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다만 우즈는 “다리, 허리, 목이 뻐근하다. 경기 때는 역시 속도가 빠르다”며 72홀을 치르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토로했다.
우즈는 그러나 “경쟁하고 싶었고 경쟁할 준비가 된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잘했다. 정신적으로 평소에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30·미국)가 3위(4언더파 68타)에 올랐고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7·미국), 콜린 모리카와(25·미국), 캐머런 영(26·미국) 3언더파 69타로 뒤를 이었다. 이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빅토르 호블란(25·노르웨이)는 1오버파 73타를 쳐 16위로 첫날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