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는 홈경기 승리 시 수훈 선수에게 특별 제작한 목걸이를 선물하고 있다.
9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 KT와의 홈경기(84-76 승)에서는 3점슛 3개 포함 15점을 기록한 주장 이관희가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관히는 곧바로 자신의 목걸이를 다른 선수에게 전달했다.
이관희가 수훈선수로 점찍은 선수는 부상으로 팀을 떠나게 된 커닝햄이었다. 코트 중앙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관희는 “단테가 오늘이 마지막이다. 그동안 함께 고생했기 때문에 단테를 수훈선수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커닝햄의 교체를 모르고 있던 팬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랐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관희의 뒤에 있던 아셈 마레이가 마이크 앞으로 고개를 내밀어 ‘단테, 단테’를 외쳤다. 마레이의 말에 관중들 모두 커닝햄의 이름을 연호했다.
사복을 입고 코트에 선 커닝햄은 “2년간 좋은 추억을 쌓았다. 변함없이 늘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팬들과 인사가 끝난 뒤 LG선수들은 일제히 커닝햄을 끌어안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동시에 경기 후에는 양홍석, 정희재 등 LG 선수들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커닝햄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커닝햄 역시 인스타그램에 동료들과의 사진을 올렸다.
외국선수와의 이별은 늘 차갑다. 계약이 결렬되면 곧바로 귀국길에 오르고 새로운 선수 등록 소식이 들릴 뿐이다.
그래서 LG와 커닝햄의 이별 방식은 더 특별했다. 함께 해온 동료와의 작별의 아쉬움이 그대로 팬들에게도 전해졌다. LG의 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