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세계랭킹 3위이자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4승을 수확한 욘 람(29·스페인)이 거액을 받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운영하는 LIV 골프로 이적했다.
람은 8일(한국시간) 미국 '폭스 뉴스'에 출연해 "난 공식적으로 LIV 골프에 합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LIV 골프는 매력적인 제안을 건넸다. 그들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내 커리어에서 매우 큰 일"이라고 말했다.
LIV 골프도 LIV 골프의 커미셔너 그렉 노먼이 람에게 'LIV 골프 점퍼'를 입혀주는 사진을 배포하며 이적을 공식화 했다.
람이 받는 이적 계약금(사이닝 보너스)은 매체마다 차이는 있었으나 현지에서는 그가 6억달러(약 7853억원)를 수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SPN은 3억달러(약 3948억원) 이상이라고 전했으며, 영국 텔레그라프는 4억5000만파운드(약 7455억원)라고 했다.
이 액수는 지금까지 LIV 골프로 이적한 선수가 받은 금액 중 단연 최고다.
리브 골프로 이적한 욘 람. ⓒ AFP=뉴스1필 미켈슨(미국)이 받은 2억달러를 가뿐히 넘어 섰고 더스틴 존슨과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가 수령한 1억5000만달러의 3~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CBS스포츠는 "람은 처음 3억달러를 선불로 지급 받으며 나머지는 보너스로 수령할 것"이라고 전했다.
람은 폭스 뉴스를 통해 "지난 2년 간 골프 경기에 많은 진화가 있었다"며 "LIV 골프의 변화와 혁신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큰 관심사였다. (LIV 골프측으로부터) 굉장히 매력적인 제안을 받았고 가족들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PGA 투어의 간판이었던 람의 이적설은 최근 갑작스럽게 불거졌다. 그는 내년 1월 열리는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회의 타이틀 방어를 포기하며 출전 명단에서 이름이 빠졌다. 부상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었기에 람이 LIV 골프로 이적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람은 계속된 이적설에 침묵했으나 결국 이날 공식적으로 LIV 골프행을 선언했다.
람의 이적은 LIV 골프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PGA 투어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람은 그 동안 PGA 투어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였기 때문이다. 엄청난 자본을 앞세운 LIV 골프의 공세에 맞서 PGA 투어를 지켰던 대들보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는 PGA 투어에서 통산 11승을 수확했고 올해도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를 포함해 4승을 거뒀다. 52주 동안 세계랭킹 1위에도 오르는 등 현역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PGA 투어 통산 상금으로 5150만달러(약 674억원)를 벌었다.
CBS스포츠는 "람의 이적으로 PGA 투어는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람은 "당연히 돈이 좋지만 난 돈 때문에 골프를 치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LIV 골프에서) 골프를 더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