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오늘인 2019년 12월 8일,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 펼쳐졌다. 손흥민의 번리전 70m 드리블 환상 골,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득점은 2020년 한국인 최초의 피파 '푸스카스 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원더 골의 4주년을 맞아 현지에서도 그 골을 기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공식 SNS 계정은 '4년 전이지만 여전히 마법 같다'고 묘사했고, 토트넘 구단도 '4년 전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한 골'이라며 당시 영상을 다시 소환했다.
■베르통언 "쏘니, 여전히 시계 선물 기다려!"공을 걷어낸 덕분에 행운의 도움을 추가한 옛 토트넘 동료 얀 베르통언도 오늘 SNS를 통해 '여전히 내 시계를 기다리고 있다'며 좋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베르통언은 손흥민이 푸스카스상을 받은 직후인 2020년 12월 SNS에 '쏘니, 시계 선물 기다릴게."라고 게시물을 올려 많은 이들을 웃게 했다. 놀라운 스피드로 상대 수비 8명을 추풍낙엽처럼 제친 손흥민의 '솔로 골'이지만 자신의 발끝에서 시작됐다며 골의 '지분'을 자랑한 것이다. 푸스카스 시상식 날 손흥민과 베르통언의 영상 통화도 공개됐는데 손흥민은 자신을 축하해준 베르통언을 '슈퍼 얀(Super Jan)'이라고 부르며 '엄청난 어시스트였고, 베르통언의 도움이 없었다면 멋진 골을 넣을 수 없었다'며 감사함을 드러냈다.
당시 손흥민은 1골 1도움으로 5대 0 대승을 이끌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고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4년 뒤인 오늘, 손흥민은 유독 강했던 웨스트햄을 만났고,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2경기 연속 득점에 아쉽게 실패했고, 현지 언론으로부터 최저 평점을 받아들었다. 팀도 2대 1 역전패를 당해 최근 5경기 1무 4패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손흥민은 교체될 때 절뚝이며 나갔고, 벤치에서도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여 걱정을 자아냈다.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 상태를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다행히 경기 후 인터뷰에는 나섰는데 등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까지 무려 리그 5경기를 남겨놓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물론이고 다음 달 아시안컵을 앞둔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에게도 가슴 철렁한 순간이었다. 4년 전과는 너무나 달랐던 손흥민의 '12월 8일'을 지켜본 토트넘 팬들 역시 큰 부상이 아니길 기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