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묶어 놓고 (협상)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봤다.”
NC 다이노스가 외국인 피네스 피처 태너 털리와 결별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임선남 단장도 최근 전화통화서 깔끔하게 인정했다. 그런데 트리플A 홈런왕 출신 제이슨 마틴도 보류선수 명단에서 뺀 건 의외라는 평가다.
마틴은 올 시즌 118경기서 435타수 123안타 타율 0.283 17홈런 90타점 55득점 15도루 장타율 0.455 출루율 0.360 OPS 0.815 득점권타율 0.317을 기록했다. 사실 국내타자가 이 정도 스탯이라면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타자로선 임팩트가 2%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실제 마틴은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으로 잠시 쉰 뒤 꾸준히 경기에 나갔으나 기복이 너무 심했다. 시즌 중에는 방망이를 든 팔 높이를 약간 높여 높은 공 대처가 되기 시작했고, 낮은 유인구는 속지 않게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9~10월 35경기서 타율 0.244 3홈런 23타점 9득점에 그쳤다.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스리런포 한 방 외에는, 포스트시즌 내내 존재감이 없었다. 특히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서 18타수 1안타에 그쳤다.
결국 NC는 마틴을 냉정하게 바라보기로 했다. 보류선수명단에서 뺀 게 100% 결별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게 임선남 단장 설명. 임선남 단장은 마틴에게 “네가 타 구단들과 똑 같은 조건에서 협상하면 더 좋은 계약을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NC는 마틴을 내년 외국인타자 플랜A로 두지 않았다. 강인권 감독은 시즌 내내 마틴이 장점과 단점이 확연하다고 했다. 단순히 홈런 개수를 떠나서, 기복을 최소화한 채 계산이 되는 타자를 원할 것이다. 감독이라면 당연하다.
즉, NC로선 플랜A~B로 설정한 타자와 계약을 시도하되, 안 풀리면 후순위로 마틴을 생각하는 듯하다. 그 사이 마틴이 국내 타 구단으로 가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조건 붙잡고 싶은 선수가 아닌데 재계약 대상자로 묶어 놓고 5년 보류권을 취하는 건 도의가 아니라고 봤다.
사실 NC가 진짜 필요한 건 외국인 1루수다. 외야야 굳이 마틴이 없어도 이미 국대급이고, 뎁스도 좋은 편이다. 그렇다고 마틴의 수비력이 엄청나게 좋았던 건 아니다. 내야는 자연스러운 리빌딩이 됐지만 1루는 아니었다. 오영수, 윤형준, 도태훈 모두 주전으로서 무게감이 살짝 떨어졌다.
NC가 모험과 현실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외국인시장이 쪼그라든 상황서 마틴이 국내 타 구단에 재취업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