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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선수단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초반 잘한 게 다가 아니다.”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남자부가 2라운드 마무리를 목전에 둔 지금, 가장 뜨거운 팀은 단연 우리카드다. 12경기 9승3패, 승점 25점 선두로 라운드를 마쳤다. 2위 대한항공(8승4패)과 승점은 같지만 승수에서 앞섰다.
비시즌 대격변을 겪었다. 자유계약(FA) 신분 나경복이 KB손해보험으로 떠났다. 세터 황승빈, 날개를 지키던 송희채도 각각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으로 트레이드됐다.
새 얼굴이 대거 합류했다. ‘나경복 보상선수’ 박진우가 ‘아시아쿼터’ 오타케 잇세이와 중앙을 맡았다. ‘2년 차’ 한태준이 주전 세터 중책을 맡았고, 외인 선수도 리버맨 아가메즈에서 ‘뉴 페이스’ 마테이 콕으로 바뀌었다. 트레이드 반대급부였던 한성정과 날개를 이룬 김지한만이 지난 시즌 전력에서 유일하게 남은 자원이었다.
사실상 ‘제로’부터 팀을 재조립해야 했던 신영철 감독이다. 우리카드서 맞이한 5번의 시즌 가운데, 가장 어려운 도전처럼 보였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경기력은 상상 이상이다. 새로 손발을 맞추기에 시행착오가 없지 않지만, 잇따른 승리를 기폭제 삼아 시즌을 거듭할수록 ‘강팀’의 면모를 갖춰가는 중이다.
처음 V리그를 찾은 마테이가 1라운드 초반 파워를 뽐내며 구단 개막 최다 5연승을 이끌었다. OK금융그룹에 일격을 맞았지만 다시 3연승을 달렸다. 세터 한태준이 나이답지 않은 경기 운영을 뽐낸 것도 주효했다. 물론 갑작스런 연패 수렁도 있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난적 대한항공을 만나 예상하기 힘든 셧아웃 승리로 금세 내리막을 탈출했다. 여러모로 저력을 갖춘 팀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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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선수단이 연패 탈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그럼에도 신영철 감독은 들뜨지 않으려 한다. 사령탑은 “지금까지 선수들이 참 잘해줬다. 하지만 우리는 진행 과정에 있는 팀이다.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시즌 초에는 타 팀이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에게 운도 따랐다”며 지난 두 달을 돌아본 사령탑은 “앞으로가 중요하다. 3∼4라운드를 잘 버티면서 승점을 확보해야 한다. 마음을 좀 내려놔야 한다. 초반 잘한 게 다가 아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면 선수나 감독이나 뭔가 모르게 쫓기는 입장이 되는 것”이라고 경각심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신 감독은 “우리 배구, 선수 각자가 맡은 배구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리그는 길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승점 유지 잘하면서 5∼6라운드 들어가는 시즌 후반에 승부 볼 수 있는 준비를 하겠다”고 향후 청사진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