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11연패 수렁, 빠져나올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더 괴롭다.
후인정 감독이 지휘하는 KB손해보험은 2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OK금융그룹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1-25 15-25 25-18 22-25)으로 패하면서 연패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승리가 ‘꼭’ 필요했다. KB손해보험은 올시즌 한국전력(3-2 승)을 상대로 시즌 첫 승전고를 울렸지만, 이후 줄곧 패했다. 지난달 21일 우리카드전 이후 이날까지 11연패. 10경기 가운데 4경기가 풀세트 접전이었는데 뒷심에서 밀리며 승점 1 추가에 그쳤다.
팀 창단 2번째 11연패다. KB손해보험의 최다 연패는 권순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9~2020시즌이다. 당시에는 외국인 문제가 겹쳐있었다. 권 감독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대한항공에서 뛴 경험이 있는 마이클 산체스를 데려왔다. 하지만 개막 직전 산체스는 어깨 회전근 부상으로 이탈, 브람을 대체 외인으로 영입했다. 다만 부상과 부진으로 팀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고, 결국 마테우스로 외인을 또 교체했다.
올 시즌은 원인은 다르다. KB손해보험은 지난시즌에 이어 비예나와 동행 중이다. 그는 매 경기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득점 1위(336점), 오픈 공격 2위(47.34%), 공격 종합 6위(51.77%) 등 공격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이다. 외국인 선수의 도움을 십분 받고 있지만 다른 선수 활약이 부족하다.
OK금융그룹전에서도 비예나(30점·공격 성공률 58.7%)에 이어 아웃사이드 히터 홍상혁이 14점(송격 성공률 56%)으로 힘을 보탰지만, 아시아쿼터 리우 훙민(대만)은 3점에 그쳤다. 올시즌을 앞두고 미들블로커로 변신한 한국민이 8점으로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득점이다. 또 팀 범실 자체가 많을뿐더러 앞서는 상황에도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 이날 역시 세트스코어 1-2로 뒤진 가운데 4세트에서 리드를 잡았지만 세트 막판 상대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정도면 매 경기 분전하는 비예나는 지칠 수밖에 없다. 연패 탈출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쉽지 않다. 비예나는 첫 경기 41점을 기록했고, 이어진 11경기서 평균 26.81점을 책임지고 있다. 늑골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은 한 달 가까이 결장이 예상된다. 비시즌 약점으로 꼽혔던 중앙 역시 보강되지 않은 가운데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2라운드를 전패로 마무리한 KB손해보험은 내달 2일 한국전력과 3라운드 첫 경기서 만난다. 한국전력은 최근 5연승을 질주하며 분위기가 한껏 오른 상황이다. KB손해보험이 눈앞에 닥친 ‘창단 최다 12연패 타이’의 불명예에서 탈출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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