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이 손흥민을 옹호했다.
4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토트넘과 맨체스터시티가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를 치른다. 토트넘은 리그 5위(승점 26), 맨시티는 2위(승점 29)에 위치해있다.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후 최대 난관을 맞았다. 리그에서 3연패로 한때 1위였던 순위가 5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첼시, 울버햄턴원더러스, 애스턴빌라에 모두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당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지난 경기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전반 22분 조바니 로셀소가 선제골을 넣었고,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부상 악재에도 상대 역습을 잘 제어만 했다면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에메르송 로얄과 벤 데이비스로 구성된 센터백 조합은 안정성에 있어 한계를 보였고 파우 토레스에게 세트피스로, 올리 왓킨스에게 역습 한 방으로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져내렸다.
적어도 맨시티전까지는 이러한 패턴이 반복될 확률이 높다. 토트넘 중앙수비 핵심인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첼시전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맨시티전까지 결장한다. 올 시즌 토트넘 후방을 든든히 지켜줬던 미키 판더펜은 내년이 돼야 돌아온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높은 수비라인을 위해 지난 경기와 같은 센터백 조합을 가동해 공중 경합 열세를 감수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맨시티가 공중볼에서 특장점을 보이지 않는 게 위안거리다.
공격력도 살아나야 한다. 물론 올 시즌 토트넘이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던 경기는 없지만 최근 3경기에서 멀티 득점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보였다. 특히 수비진이 궤멸에 가까운 상황에서는 공격으로 수비 불안을 메울 필요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결정력을 최대로 살려야 한다. 손흥민은 공교롭게도 토트넘이 3연패를 당하는 동안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득점력이 떨어졌다기보다는 골망을 흔들 때마다 번번이 오프사이드 등으로 득점이 취소되는 불운이 컸다.
특히 지난 빌라전에서는 오프사이드로 3번이나 득점이 취소됐다. 전반 44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스루패스를 받아 훌륭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침투가 다소 빨랐다. 후반 14분에는 브레넌 존슨의 패스를 받아 침착한 마무리를 선보였지만 존슨이 상대 최종수비보다 앞서있었다. 후반 40분에는 페드로 포로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걸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으나 포로가 슈팅할 때 오프사이드에 걸려 극적인 동점골에 실패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3연패는 우리가 원했던 길이 아니다"라며 "1-0 상황에서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실점을 내주고, 오프사이드에 걸리고, 경기가 지연되면서 우리의 템포를 잃었다. 빌라에 경기를 가져갈 기회를 줬다"며 자신이 너무 쉽게 오프사이드에 걸린 점을 자책했다.
그래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충분히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며 위로했다. 맨시티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지난 주 우리는 조금만 빠르게 공을 앞으로 보낼 필요가 있었고, 손흥민의 타이밍이 완벽했던 때가 한두 번 있었다"며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 다른 종류의 공격수다. 우리가 1000분의 1초 전에 공을 보냈다면 손흥민의 타이밍은 완벽했을 것"이라며 손흥민을 칭찬하는 한편 토트넘이 조금 더 빠르게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맨시티전에도 변함없는 경기 계획을 가져가겠다고도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극단적인 전진과 전방 압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내가 여기 앉아있는 이유는 맨시티만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나는 성공하기 위해 팀을 일으키려 한다. 만약 맨시티전 승리로 충분했다면 여기 앉아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토트넘에 좋은 축구를 이식해 성공시키는 게 당장의 승리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