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걱정거리였던 3쿼터에 승기를 잡았다.
울산 현대모비스가 지난 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23~2023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안양 정관장과 경기에서 108-77로 승리했다. 6위를 유지한 현대모비스 시즌 전적은 8승 8패다.
1라운드를 5승 5패로 마친 현대모비스는 2라운드 첫 경기 원주 DB전 패배 이후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고 있었다. 순서대로라면, 이날 경기는 승리할 차례였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2라운드에서 하위권 팀 상대로만 승리했고, 상위권 팀에는 패배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서울 삼성을 잡았을 뿐, 원주 DB-창원 LG-부산 KCC 상대로는 무기력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의 고민거리가 3쿼터였다. 정확히는 3쿼터 출발. 3쿼터 시작부터 어수선한 경기력으로 팽팽했던 균형추를 무너트렸다는 분석이었다.
조동현 감독은 경기 전 "3쿼터 시작할 때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부산 KCC와 경기에서도 3쿼터에 무너졌다. 한 타이밍이었다. 질 때마다 그랬다"면서도 "선수들에게 강하게 지적했다. 3쿼터는 승부를 결정하는 시간이다. 시작부터 안일한 경기력으로 10점 밀리고 나서, 뒤늦게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 선수들을 어떻게 동기부여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연습 경기하듯이 선수들을 하프 타임에도 라커룸에 들어가지 못하게 할까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초반부터 앞서 나갔던 현대모비스는 전반을 52-44, 8점 차로 마쳤다. 게이지 프림(206cm, C)을 필두로 고른 득점 분포를 보였다. 2쿼터까지 어시스트만 13개나 기록했을 정도였다.
짧은 미팅 후 일사불란하게 워밍 업에 나선 현대모비스는 순조로운 3쿼터 출발을 보였다. 김국찬(190cm, F)과 프림은 3점 2방을 합작했고, 함지훈(198cm, F)과 이우석(196cm, F)도 미드-레인지 점퍼를 더했다. 점수 차는 순식간에 16점까지 늘어났다.
자칫 마음을 놓을 수 있던 점수 차였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완전히 정관장을 압살했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쉽사리 상대에 추격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또 현대모비스는 3쿼터 막판 수비에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베테랑 가드 김지완(190cm, G)이 상대 패스를 끊어냈다. 곧바로 달리던 김태완(180cm, G)에게 패스, 김태완 속공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우석도 곧바로 이어진 현대모비스 수비에서 같은 장면을 재현했다. 다소 안일했던 정관장 패스를 뺏어냈다. 추진력을 그대로 살렸고, 속공 득점으로 연결했다. 속공 저지를 위해 달려오던 렌즈 아반도(188cm, G)를 끝까지 살피는 집중력 있는 장면도 돋보였다.
연이어 이우석은 2연속 스틸에 성공했다. 팀으로서는 3번째였다. 쏜살같이 달려 나갔던 이우석은 트레일러 케베 알루마(206cm, F)를 확인했다. 멋진 앨리웁 패스로 알루마 덩크슛을 어시스트했다.
3연속 스틸에 이은 3연속 속공으로 점수 차를 21점까지 벌렸던 현대모비스였다. 정관장을 완전히 그로기 상태에 빠트렸다. 4쿼터까지 더 볼 것도 없었다.
조동현 감독의 강한 메시지가 선수단에 전달된 것일까.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지난 경기들의 3쿼터와는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조동현 감독이 부임 이후 강조했던 강한 수비와 빠른 트랜지션을 완벽히 수행했던 현대모비스 3쿼터였다. 조동현 감독을 활짝 웃게 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현대모비스가 앞)
- 2점 성공률 : 약 62%(36/58)-약 60%(29/48)
- 3점 성공률 : 50%(8/16)-약 12%(2/17)
- 자유투 성공률 : 약 86%(12/14)-약 76%(13/17)
- 리바운드 : 39(공격 15)-25(공격 10)
- 어시스트 : 26-14
- 턴오버 : 5-9
- 스틸 : 9-4
- 블록슛 : 0-3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A. 울산 현대모비스
- 게이지 프림 : 24분 47초, 25점(2점 : 9/17, 자유투 : 4/5) 11리바운드(공격 6) 5어시스트 4스틸
- 함지훈 : 24분 2초, 14점(2점 : 5/7, 자유투 : 4/4) 4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 김국찬 : 21분 57초, 14점(3점 : 3/3, 자유투 : 3/3) 3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 이우석 : 31분 52초, 12점(2점 : 6/9) 9리바운드(공격 2) 4어시스트 2스틸
- 김지완 : 31분, 12점(2점 : 3/4, 3점 : 2/4) 1리바운드 8어시스트 1스틸
H. 안양 정관장
- 최성원 : 31분 34초, 16점(2점 : 3/5, 자유투 : 4/4) 2어시스트
- 이종현 : 18분 36초, 13점(2점 : 5/5, 자유투 : 3/3) 7리바운드(공격 3) 1어시스트
- 김경원 : 18분 46초, 12점(2점 : 6/6) 2리바운드(공격 2) 3블록슛
- 오마리 스펠맨 : 29분 48초, 12점(2점 : 5/10) 2리바운드(공격 2) 2어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