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KT는 10승 5패로 창원 LG와 공동 2위다. 하윤기가 지난달 13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자리를 비우고 있다. 2연패로 잠시 흔들렸던 KT는 문성곤과 허훈의 복귀로 안정을 찾았다.
하윤기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는 이두원은 “하윤기 형이 갑자기 다쳤다고 하니까 부담이 되었다. 하필 윤기 형이 결장하는 날부터 허훈 형과 문성곤 형이 돌아왔다. 그러다 보니까 삐걱거렸다. 호흡이 안 맞고, 어떤 걸 해야할지 안 맞았다”며 “윤기 형이 해온 게 많으니까 내가 그 역할을 채우기 부족했다. 부족하더라도 열심히 뛰어보자고 했던 게, 2연패를 하며 대화도 많이 하고, 처음부터 다시 해서 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지난 경기를 돌아봤다.
이두원은 하윤기 부상 전까지 야투 성공률 39.3%(11/28)로 부진했지만, 하윤기 대신 출전하기 시작한 이후 야투 성공률 57.1%(24/42)로 활약 중이다.
이두원은 야투 성공률이 좋아졌다고 하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완전히 여유가 있는 건 아니고 아직 부족한 게 많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을 하니까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윤기 형이 다친 직후 처음 나선 경기(vs. SK)는 힘들었다. 윤기 형이 어떻게 그렇게 뛰었는지 새삼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체력이 흔들리니까 자유투도 되게 흔들린다. 지금까지 농구 하면서 자유투는 안 놓치려고 했다.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 때도 자유투 성공률은 좋았다. 근데 5개, 6개를 던져서 1개 넣은 건 처음이었다. 내 스스로도 더 부담이 되었다.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이두원은 3대3 대표팀에서도 자유투 정확도가 좋지 않았다고 하자 “잘 되었다. 앞으로 좋아지면 된다”며 웃은 뒤 “연습할 때는 다 들어간다. 더 연습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두원은 “(SK와 경기에서) 10점을 넘겼어도 팀이 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10점을 했어도 윤기 형은 20점을 올렸다. 10점의 공백을 채우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너에게 그렇게까지 바라지 않고 기본만 해주길 바란다고 하셨다. 듣고 보니까 그 말이 너무 맞았다”며 “내가 욕심을 부릴 게 아니라 받아먹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서 내가 잘 하는 걸로 득점을 하면 충분히 (득점이) 따라온다. 배스와 픽앤롤을 하면 기회가 많이 난다. 그런 걸 잘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하윤기 대신 들어가지만 이두원답게 뛰어야 한다고 하자 이두원은 “그게 내 생각이다”며 “내 농구 가치관 중 하나는 스크린을 잘 걸어줘야 나에게 기회가 잘 난다는 거다. 왜냐하면 가드에게 스크린을 걸어주면 내 수비자가 가드를 도와주러 갈 때 나에게 기회가 나기 때문이다. 스크린을 다부지게 걸어주려고 한다. 최근 스크린을 진짜 많이 간다. 상대 빅맨 외국선수가 나를 막기 때문에 스크린을 정말 많이 한다. 픽앤롤 기회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두원은 “개인적으로 감을 잡는다. 경기 전에 미리 몸을 풀면서 긴장도 낮춘다. 우리 스스로 코트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코트에 서는 시간이 짧아서 적응을 잘 하지 못했다. 이런 훈련으로 여유를 찾으려고 한다”며 “코치님께서 주문하시는 걸 워밍업 전에 많이 한다. 코치님들도 개인적으로 잡아줄 수 있는 것도 많다”고 했다.
KT는 하윤기의 부상으로 위기에 빠질 뻔 했지만, 이두원이 골밑에서 버텨주고 있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KT는 2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리는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맞대결에서 시즌 두 번째 5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