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로 파지올리. /AFPBBNews=뉴스1경기에 집중하는 니콜로 파지올리(왼쪽). /AFPBBNews=뉴스1이탈리아 미드필더 니콜로 파지올리(22·유벤투스)가 충격 고백을 털어놓았다.
풋볼 이탈리아는 19일(한국시간) "파지올리가 도박 중독과 많은 빚, 또 유벤투스 동료들에게 빌린 돈 때문에 벤치에서 울었다"고 전했다.
파지올리는 지난 18일 이탈리아축구협회(FIGC)로부터 12개월 자격정지와 1만 2500만 유로(약 1800만 원) 벌금 징계를 받은 선수다. 자격정지 12개월 중 5개월은 유예돼 실질적인 정지기간은 7개월 정도다. 이유가 충격적이다. 파지올리는 최근 자신이 불법베팅을 해왔다고 인정했다. 파지올리뿐 아니라 이탈리아 에이스 산드로 토날리(뉴캐슬), 니콜로 자니올로(아스톤빌라) 등도 불법베팅에 연루돼 조사를 받았다.
불법베팅은 파지올리는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이번 징계로 선수 커리어가 끊긴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그의 어깨를 짓누른 건 엄청난 도박 빚이었다. 영국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파지올리의 빚은 무려 300만 유로(약 43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한 압박감에 경기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파지올리는 심지어 경기 도중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보도에 따르면 파지올리는 지난 4월에 열린 사수올로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이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이후 파지올리는 교체아웃 됐고, 벤치에서 얼굴을 감싸 쥐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에는 자신의 실수에 대한 자책 때문에 눈물을 흘렸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알고 보니 도박 빚 때문이었다.
니콜로 파지올리(오른쪽 분홍색 유니폼). /AFPBBNews=뉴스1니콜로 파지올리가 불법베팅 혐의를 인정했다. /AFPBBNews=뉴스1파지올리는 "벤치에 앉았는데, 많은 빚과 도박 문제가 생각나 울었다"며 "나는 밤에 잘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빚은 더 많아졌습니다. 빚이 계속 불어났고, 이를 갚으려고 또 도박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상황이 꽤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파지올리는 빚을 갚으라는 협박까지 받았다. 디애슬레틱은 "파지올리는 다른 이들(베팅 관리자)로부터 '다리를 부러뜨리겠다' 등의 위협을 받았고, 그는 빚을 갚기 위해 더 많은 베팅을 했다"고 설명했다.
니콜로 파지올리(오른쪽). /AFPBBNews=뉴스1심지어 파지올리는 팀 동료들에게 돈을 빌린 뒤 이 돈으로 자신의 빚을 갚기도 했다. 파지올리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시계를 선물하고 싶다고 거짓말하며 유벤투스 수비수 페데리코 가티에게 4만 유로(5800만 원)를 빌렸다. 이를 비롯해 '이전 동료' 라두 드라구신(현 제노아) 등에게도 손을 벌렸다. 파지올리는 아직 이 돈을 갚지 못한 상태다. 다만 추후에 꼭 갚겠다고 약속했다.
안타까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파지올리는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이 주목하는 특급 유망주였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도 "그의 플레이를 보는 것이 행복하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올 시즌에도 리그 6경기에 출전, 주전으로서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도박 중독에 발목이 잡혀 자신의 커리어를 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