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얼마나 대단한 선수였길래. 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었을까.
때는 2008년. 17세의 어린 선수가 세계 최고의 명장이던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과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의 제의를 받았다. 그것도 동시에.
미드필더였던 그는 카디프 시티 유스를 지나 막 카디프 시티 1군으로 올라섰을 때가 2008년이었다. 이때 맨유와 아스널이 동시에 그 미드필더 영입을 추진한 것이다. 두 팀 감독이 직접 전면에 나설 만큼 적극적이었다. 이 선수 영입을 위한 퍼거슨과 벵거의 라이벌전이 펼쳐졌던 셈이다.
그는 이렇게 기억했다.
“나는 언제나 카디프 시티 지지자였다. 그런데 나의 아버지는 맨유의 팬이었고, 나는 아버지와 함께 맨유 경기를 많이 봤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스널 경기도 많이 찾아왔다. 개인적으로 내가 많이 봤던 두 팀이 나에게 관심을 보였다. 내 인생에서 이상한 시간이었다. 나는 퍼거슨 감독, 벵거 감독 모두와 몇 번의 전화 통화를 했다.”
그는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 곰곰이 고민한 끝에 벵거의 손을 잡았다. 아스널이 자신을 조금 더 원한다고 느꼈다고 한다.
벵거의 손을 잡고 아스널로 입성했다. 기대했던 첫 훈련에 참석했는데 충격을 받았다. 내가 잘 온 것이 맞는지 스스로 돌아봤다고.
“아스널 훈련에 처음 참석했다. 훈련장에 콜로 투레, 세스크 파브레가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가 있었다. 나는 내 볼을 꼬집어야 했다.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엄청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그렇지만 정말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었다.”
퍼거슨 감독과 벵거 감독의 동시 제의를 받은 영광의 미드필더. 그는 아론 램지다. 2008년 카디프 시티에서 아스널로 이적한 후 2019년까지, 11시즌 동안 369경기를 뛰었고, 64골을 터뜨렸다. 램지는 벵거 감독과 함께 FA컵 우승컵 3개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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