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구단들은 매년 이적 시장이 개장하면 엄청난 이적료를 들여 새 선수를 영입한다. 그들이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성적 상승이다. 상위권 구단들은 우승 혹은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린다. 중위권에 속한 구단들은 UEFA 유로파리그나 UEFA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 진출권을 위해 경쟁한다.
안타깝게도 새로운 기회를 위해 이적한 모든 선수들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구단의 에이스로 자리 잡는 경우도 있지만 부진의 늪에 허덕이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큰 금액을 들여 데려온 선수가 부진하면 구단에게는 심각한 타격이다.
이번 시즌 초반 적응기 없이 팀의 주축 선수가 된 선수들도 있지만 그러지 않은 자원들도 있다. 이대로 반등하지 못한다면 실패 사례로 기록될 확률이 높다. 위기에 처한 신입생 3명은 누굴까?
#1 차라리 데 헤아가 그립다, 안드레 오나나
오랜 기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지켰던 골키퍼는 다비드 데 헤아였다. 데 헤아는 2011년 여름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그는 12년 동안 맨유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맨유는 데 헤아와 결별했다. 30대에 접어들면서 기량이 하락한 데 헤아 대신 맨유는 아약스 시절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제자였던 안드레 오나나를 영입했다. 맨유는 오나나 영입에 5200만 유로(한화 약 745억 원)를 투자했다.
오나나의 영입은 지금까지는 실패에 가깝다. 오나나는 선방 능력에서 문제를 보이며 맨유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이번 시즌 맨유는 9경기 13실점으로 리그 최다 실점 9위에 올라 있다. 22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에서도 2-1로 승리했지만 또 다시 실점을 헌납했다.
#2 첼시에 이어 아스널에서도 무색무취, 카이 하베르츠
카이 하베르츠는 독일 최고의 재능이라 평가받았던 자원이었다. 바이엘 레버쿠젠 시절 그는 2018/19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4경기 17골 4도움을 기록했다. 2019/20시즌에는 30경기 12골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2020년 9월 하베르츠는 8000만 유로(한화 약 1146억 원)에 첼시로 이적했다. 첼시에서 하베르츠는 적응하지 못하고 헤맸다. 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우승 트로피를 안겨줬지만 전체적으로 기대 이하였다. 하베르츠는 첼시에서 3년 동안 공식전 139경기 32골 15도움에 그쳤다.
첼시에서 방황하던 하베르츠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 구단은 아스널이었다. 아스널은 지난 여름 7500만 유로를 들여 하베르츠를 영입했다. 하베르츠는 절치부심했지만 아스널에서도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9경기 1골에 머무르고 있다. 22일 첼시전에서도 후반 33분 교체 출전했지만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3 맨유 7번의 새 흑역사, 메이슨 마운트
마운트는 첼시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기대주였다. 그는 프랭크 램파드 감독 체제였던 2019/20시즌부터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마운트는 2020/21시즌 첼시에서 감격적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첼시의 차세대 에이스가 될 거란 기대와 달리 마운트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24경기 3골 2도움으로 부진했다.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마운트는 라이벌 구단 맨유로의 이적을 감행했다. 맨유는 마운트 영입에 6420만 유로(한화 약 920억 원)를 지출했다. 마운트는 맨유에서 상징적인 등번호 7번을 배정받았다.
맨유에서 부활을 노렸던 마운트는 맨유에서도 겉돌고 있다. 시즌 초반에 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이번 시즌 리그 5경기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단 하나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마운트는 ‘맨유 7번의 흑역사’에 이름을 남길 확률이 커졌다.
오나나, 하베르츠, 마운트 모두 상당한 이적료로 팀에 합류했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충분히 나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위험하다. 하루빨리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