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반칙에 울었던 허웅(185cm, G)이 팀 승리에 웃었다.
부산 KCC는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 SK를 74-72로 꺾었다. 5승 8패로 플레이오프 마지노선(6위)에 있는 울산 현대모비스(8승 8패)를 1.5게임 차로 쫓았다.
허웅은 동기들보다 1년 일찍 드래프트에 나섰다. 팀 동료인 이승현(197cm, F)과 연세대 1년 선배인 김준일(200cm, C)과 함께 프로 무대를 노크했다. 2014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원주 동부(현 원주 DB)에 입단했다.
허웅의 기량은 매섭게 성장했다. KBL 정상급 스코어러로 거듭났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인지도 또한 상승했다. 탈KBL급 슈퍼스타가 됐다. 게다가 2021~2022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가 됐다. 허웅의 주가는 8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허웅의 마음을 사로잡은 팀은 KCC였다. KCC는 계약 기간 5년에 2022~2023 시즌 보수 총액 7억 5천만 원으로 허웅과 계약했다. 허웅은 이적 후에도 득점력을 뽐냈다. 2022~2023시즌 경기당 15.7점에 경기당 2.3개의 3점슛을 성공했다.
그리고 2023~2024시즌. 최준용(200cm, F)과 알리제 존슨(201cm, F) 등 지원군이 많아졌다. 허웅이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게다가 송교창(199cm, F)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허웅을 향한 견제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허웅에게 긍정적인 요소.
다만, SK는 장신 포워드를 많이 보유한 팀. 특히, 안영준(195cm, F)은 슈팅가드부터 파워포워드까지 막을 수 있다. 만약 안영준이 허웅을 수비한다면, 허웅의 공격 범위와 역량이 위축될 수 있었다.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됐다. 허웅은 시작부터 안영준의 수비와 마주했다. 자신과 비슷한 스피드와 자신보다 월등한 피지컬을 지닌 안영준이기에, 허웅은 고전했다. 불안정한 리듬으로 1쿼터를 보내야 했다.
다만, KCC는 20-18로 1쿼터를 마쳤다. KCC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허웅 역시 상대 강한 수비에 적응한 듯했다. 슈팅 대신 돌파로 활로를 뚫었고, 돌파 후 여러 옵션으로 다른 볼 핸들러의 부담을 덜어줬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최준용에게 쏠린 시선을 분산했다.
돌파에 집중한 허웅은 다른 옵션을 선택했다. 스크린의 뒤에 숨어 3점 시도. 허웅의 전략은 3점으로 연결됐고, KCC는 2쿼터 종료 3분 18초 전 36-29로 달아났다. 경기 시작 후 가장 큰 점수 차였다.
KCC가 38-37로 쫓길 때, 허웅이 나섰다. 레그 스루 드리블을 여러 번 한 후, 점퍼. 허웅의 점퍼가 림을 관통했고, 알리제 존슨이 2쿼터 종료 부저와 동시에 속공 레이업. KCC는 42-37로 SK와 간격을 벌렸다.
허웅의 3쿼터 퍼포먼스는 전반전 같지 않았다. 그러나 KCC가 필요로 할 때, 허웅이 나섰다. 수비 리바운드 후 빠른 패스로 속공 기반을 마련했다. 송교창의 속공 득점을 간접 어시스트했다. KCC가 3쿼터 종료 4분 12초 전에도 50-43으로 앞섰던 이유.
허웅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SK의 바꿔막기를 과감하게 활용했다. 오세근(200cm, C) 앞에서도 3점 시도. 허웅의 과감한 공격이 림을 관통했고, KCC는 두 자리 점수 차(55-45)로 달아났다. 62-47로 3쿼터 종료.
그러나 KCC는 4쿼터에 급격히 흔들렸다. SK의 달라진 수비 강도를 극복하지 못했다. 허웅도 마찬가지였다. 오재현(185cm, G)과 최원혁(182cm, G)의 수비에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허웅은 파울 자유투 유도와 공격 리바운드 참가로 텐션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경기 종료 59초 전 5반칙으로 물러났다. 남은 시간을 동료들과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존슨이 경기 종료 1.5초 전 파울 자유투 2개로 승부를 결정했다. KCC가 극적으로 승리. 허웅은 그제서야 웃었다. 허웅의 기록 역시 헛되지 않았다. 허웅의 기록은 10점 5어시스트 5리바운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