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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0 1,091 2023.12.0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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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 부진? 현대건설엔 이다현도 있다

[여자배구] 7일 도로공사전 블로킹 5개 포함 11득점 기록, 현대건설 10승 달성

현대건설이 안방에서 도로공사를 제물로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9,17-25,25-17,25-16)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도로공사를 상대한 3경기에서 모두 3-1 승리를 거두며 승점 9점을 적립한 현대건설은 리그에서 두 번째로 시즌 10승 고지를 밟으며 선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승점 차이를 다시 1점으로 줄였다(10승4패).

현대건설은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가 47.50%의 성공률로 19득점, 정지윤이 46.15%의 성공률로 14득점, 부친상을 치르고 복귀한 위파위 시통도 10득점을 보태며 현대건설의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에 현대건설의 기둥 양효진은 33.33%의 성공률로 7득점에 그치며 다소 부진했는데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부진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양효진 대신 블로킹 5개를 포함해 66.67%의 성공률로 11득점을 기록한 이다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숙원이었던 양효진 파트너 찾기
 
▲  이다현은 프로 입단 후 정지윤에 밀려 두 시즌 동안 백업으로 활약했다.
ⓒ 한국배구연맹
 
양효진은 2007-2008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은 후 15년 동안 한 번도 팀을 떠난 적이 없는 현대건설 전력의 '시작과 끝'이다. 실제로 양효진은 2009-2010 시즌부터 2019-2020 시즌까지 무려 11시즌 연속 블로킹 부문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V리그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미들블로커다. 양효진은 이번 시즌에도 득점11위(208점,국내선수 3위)와 블로킹 2위(세트당 0.83개)로 현대건설을 이끌고 있다.

양효진이라는 확실한 미들블로커를 보유한 만큼 현대건설은 언제나 양효진의 파트너를 찾는 것이 팀의 당면과제였다. 양효진의 입단 초기에는 지금은 흥국생명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수지가 양효진과 중앙콤비로 활약했다. 현대건설 시절의 김수지는 신장(188cm)에 비해 블로킹 능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뛰어난 이동공격을 무기로 양효진의 파트너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고 2010-2011 시즌 현대건설의 첫 챔프전 우승에 기여했다.

2013-2014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은 김수지가 흥국생명으로 이적하자 현대건설은 2011-2012 시즌을 끝으로 결혼과 출산을 이유로 두 시즌 동안 배구계를 떠나 있던 190cm의 장신 미들블로커 김세영을 영입했다(이 때 현대건설을 거쳐 김세영과 함께 KGC인삼공사에서 활약했던 한유미 역시 현대건설로 복귀했다). 현대건설은 김세영 영입을 통해 단숨에 양효진과 김세영으로 구성된 '190cm 미들블로커 듀오'를 구성했다.

양효진-김세영 콤비가 활약한 네 시즌은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라인의 전성기였다. 현대건설은 양효진-김세영 콤비가 활약한 2014-2015 시즌부터 2017-2018 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으로 팀 블로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김세영은 현역 복귀 후 건재한 기량을 과시했음에도 팀 동료 양효진에 막혀 네 시즌 동안 블로킹 2위 2회와 블로킹 3위 2회를 기록하는 '불운 아닌 불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2014년 김수지에 이어 2018년 김세영까지 흥국생명으로 팀을 옮겼고 현대건설은 2018-2019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입단한 신인 정지윤에게 주전 미들블로커의 중책을 맡겼다. 정지윤은 프로 입단 후 세 시즌 동안 중앙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다가 2021-2022 시즌부터 아웃사이드히터로 포지션을 옮겼다. 프로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정지윤의 백업으로 활약했던 이다현이 주전으로 활약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양효진과 환상의 호흡 자랑하는 미들블로커
 
▲  속공 1위에 올라 있는 이다현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가장 공격력이 좋은 미들블로커다.
ⓒ 한국배구연맹
 
V리그에는 정호영(정관장 레드스파크스)과 한수지, 문지윤(이상 GS칼텍스 KIXX), 하혜진(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최정민(IBK기업은행 알토스)처럼 다른 포지션에서 활약하다가 프로 입단 후 미들블로커로 변신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다현은 중앙여고 시절부터 미들블로커 외길인생(?)을 걸었던 선수로 리그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정통 미들블로커 유망주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다현은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았지만 당시 현대건설은 정지윤이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고 있었다. 정지윤은 정통 미들블로커 출신은 아니지만 중앙에서 좋은 공격력을 선보였고 이다현은 프로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50경기에서 178득점을 기록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다. 그리고 2020 도쿄올림픽 이후 정지윤이 아웃사이드히터로 변신하면서 드디어 이다현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프로 입단 세 시즌 만에 양효진의 파트너가 된 이다현은 2021-2022 시즌 31경기에서 46.88%의 공격성공률로 246득점을 기록했고 세트당 0.74개의 블로킹으로 블로킹 부문 2위를 기록했다. 이다현은 2000년대생 선수 중 처음으로 V리그 시상식 베스트7에 선정됐다. 이다현은 지난 시즌에도 49.24%의 성공률로 295득점을 올렸고 세트당 0.59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로 자리매김했다.

이다현의 활약은 프로 5년 차, 주전 3년 차가 된 이번 시즌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다현은 이번 시즌 현대건설이 치른 14경기에 모두 출전해 49.66%의 성공률로 정확히 100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7일 도로공사전에서는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1득점을 올리는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현대건설의 승리를 견인했다. 팀의 에이스이자 중앙 파트너 양효진이 단 한 개의 블로킹도 잡지 못하며 부진했던 날이라 이날 이다현의 활약은 더욱 돋보였다.

이다현은 이번 시즌 세트당 0.45개의 블로킹을 기록, 블로킹 부문에서는 공동 10위에 올라있다. 이다현이 리그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하지만 이다현은 속공 부문에서 57.95%의 높은 성공률로 양효진(51.49%)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미들블로커로서 충분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최고수준의 미들블로커 둘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중앙을 모든 팀이 두려워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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