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미들블로커 최정민(21)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올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IBK기업은행의 약점은 중앙 라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몇 시즌 간 팀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했던 김수지가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으로 이적했고, 또 김희진이 100% 몸 상태가 아니다. 지금도 김희진이 빠져 있는 가운데 IBK기업은행은 최정민, 임혜림, 김현정 세 명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름값으로나 주전 경력으로나 다른 팀들에 비해 밀리는 게 사실이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도 김희진이 완벽한 컨디션으로 돌아올 때까지 꾸역꾸역 버티는 게 목표였다.
IBK기업은행 최정민. 사진=KOVO 제공IBK기업은행 최정민. 사진=KOVO 제공한봄고 출신으로 2020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한 최정민은 데뷔 시즌인 2020-21시즌에는 3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1-22시즌에는 28경기에 출전했으나 주로 교체 출전이었다. 그래도 나올 때마다 번뜩이는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리그 전 경기 출전을 소화했다. 아포짓 스파이커, 아웃사이드 히터, 미들블로커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최정민은 주로 미들블로커로 뛰며 중앙을 지켰다. 시즌 초반에는 교체로 출전하다 중·후반에는 선발로 출전하는 날이 늘어났다. 36경기 227점 공격 성공률 34.91% 세트당 블로킹 0.540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전 경기 선발에 117점 공격 성공률 35.98%. 특히 세트당 블로킹 0.964개로 리그 블로킹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건설 양효진(0.830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정호영(0.735개), 흥국생명 이주아(0.641개) 등 국가대표 출신 미들블로커들을 모두 제쳤다. 세트당 평균 1개를 바라보고 있을 정도의 뛰어난 기록. 지금의 흐름이라면 커리어 하이도 문제없다.
IBK기업은행 최정민. 사진=KOVO 제공그럼에도 최정민은 잘 막는다. 2라운드 GS칼텍스와 경기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9개의 블로킹을 잡았으며, 3라운드 GS칼텍스전에서는 6블로킹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블로킹으로 득점을 못하더라도 유효블로킹으로 팀에 기여한다. 상대 공격수가 어디 때릴지 알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잘 막는다.
김호철 감독은 “계속 주전으로 나오다 보니 안정감이 생겼다. 열심히 하는 선수다. 미들블로커로서 신장이 작아 아쉬운 감이 있지만, 센스나 빠른 몸놀림 그리고 점프력이 좋다. 잘 커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정민은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 민첩성, 점프력이 타고났다. 지금보다 더 중앙에서 활약을 해줘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IBK기업은행 최정민. 사진=KOVO 제공위에서 언급했듯 최정민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들블로커로 뛰고 있지만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시즌에 김호철 감독은 “지금 가운데에서 잘 하고 있지만, 정민이는 아포짓 쪽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공격적인 파워가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표승주는 ”만약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뛴다고 하면 리시브가 되어야 한다. 자기가 원하고 하고 싶다면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민이를 봤을 때 미들블로커 잠재력이 크다. 지금은 미들블로커 자리에서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최정민. 사진=KOVO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