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스페인 양대 거함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모두 원했지만 끝내 친정팀 AC밀란에 남아 레전드가 된 월드클래스 미드필더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 역대 최고의 레지스타(중원 깊은 곳에서 창의적인 패스나 탈압박으로 공격의 활로를 제공하는 역할) 안드레아 피를로다.
다만 그가 친정팀에 대한 의리로 남은 것인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스페인 언론 '문도 데포르티보'는 지난 7일(한국시간) 피를로가 이탈리아 세리에A 공식 라디오 방송에서 발언한 내용을 전하며 해당 사실을 보도했다. 피를로는 인터뷰에서 "레알과 바르셀로나 둘 다 날 원했지만 난 AC밀란에 남았다"고 밝혔다.
레알이 피를로에게 접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2006년 이탈리아 축구계를 크게 흔들어놓은 스캔들인 '칼초 폴리' 때문이다. '칼초 폴리'는 이탈리아 명문 구단 유벤투스의 회장 루치아노 모지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이탈리아 축구판 뒤에서 여론과 경기 결과까지에도 영향을 미친 대사건이다. 당시 모지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 경기 심판 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기자들과 경찰에는 금품 및 뇌물을 상납해 여론 비판과 사법 단죄까지 회피하려했다.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유벤투스는 물론 AC밀란도 타격이 극심했다. 이탈리아축구협회(FIGC)는 유벤투스 뿐 아니라 AC밀란에도 해당 스캔들이 이익을 가져다줬다고 판단, 징계절차를 밟아 2부리그 강등 및 승점 15점 삭감 징계까지 내렸다. AC밀란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며 지난 2002/0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달성했던 피를로도 졸지에 2부리거 신세가 될 뻔 했다.
이에 레알은 피를로에게 손을 내밀어 계속 유럽 최정상 무대에서 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피를로 또한 이에 혹해 레알과의 계약에 합의했고 서명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FIGC 징계 검토가 이뤄져 최종적으로는 밀란엔 1부리그 잔류 및 승점 8점 삭감의 징계를 내리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피를로는 레알로 가지 않아도 유럽 1부리그서 뛸 수 있게 됐다. 결국 피를로는 레알과의 계약을 최종 파기하고 밀란에 잔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