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는 유신의 이윤. 사진=이윤 본인 제공
(MHN스포츠 수원, 김현희 기자) 지난해 유신고는 청룡기 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그만큼 올해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아쉽게도 지난해 우승의 영광은 이루지 못했다. 일부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탓도 있고, 예기치 못한 3학년 징크스를 경험한 에이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신'이라는 이름은 한 순간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기창(한화)을 비롯하여 박준우(롯데), 박태완(KT) 등이 모두 프로 입문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2학년 때부터 활약했던 선수들이 올해 대거 졸업하면서 유신고는 당장 전력 공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유신고 홍성무 감독은 걱정하지 않는다. 부상으로 올해 제외됐던 전력들이 이상 없이 복귀하면 다시 대권에 도전할 만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에이스 이윤(17)이 있다. 올해 부상으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이윤은 본인의 이름처럼 '진실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에이스다. 정작 본인은 에이스가 아니라며 손사레를 치지만, 엄살이다. 불펜 투구에 불과하지만, 벌써 144km를 기록했다. 충분히 기대주로 떠오를 수 있다.
박준우 못지 않은 기대주,
유신의 에이스 이윤
Q) 만나게 되어 반갑다. 자기 소개와 더불어 본인의 이름 뜻을 이야기 해 달라. 외자 이름 들어간 선수는 김민(KT) 이후 오랜만인 것 같다.
이윤(이하 '이') : 감히 김민 선배님과 같이 이름이 거론된다니 영광이다(웃음). 유신고등학교 2학년 이윤이라고 한다. '윤'은 한자어로 '진실로'라는 뜻이다.
Q) 진실로 야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웃음). 언제 처음 야구를 시작했나?
이 : (같이 웃으며)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야구는 초등학교 5학년 말 경에 시작했던 것 같다. 남들에 비하면 조금 늦은 편이었다.
Q) 지금 이렇게 보니, 키가 상당히 크다. 프로필에는 186cm로 나와 있는데?
이 : 정확히 말씀드리면, 1학년 때 신장이 186cm였다. 재활하고 나니까 더 큰 것 같다. 지금은 188cm 이상이다. 매 학년 진학할 때마다 키가 상위권이었다.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때 부터 지금까지 항상 크고 있는 것 같다.
Q) 프로필을 보니까, 부천북초-부천중을 나왔다. 말 그대로 KT 연고지에서만 자랐는데, 그래서 고향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할 것 같다. 어떤가?
이 : 사실 야구를 시작한 것은 인천에서였다. 그렇지만, 항상 기회가 주어진 곳은 경기도였기에 이 곳이세 야구를 했다는 자부심은 크다. 다만, 아쉬운 것은 중학교 때까지 늘 아파서 재활만 하는 선수로 기억된다는 점이다.
Q)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아쉽게도 선배들의 존재로 등판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서운하지 않았는가?
이 : 좋은 선배님들이 계셨던 것은 사실이지만. 스스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서운한 것은 하나도 없다. 이제부터 보여주면 된다.
Q) 1학년 때 경험한 청룡기 우승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기분 어떠했는가?
이 : 1학년 때 입학해서 항상 유신고등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비록 재활기간이라 기여 같이 할 수는 없었지만,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모교 야구부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그러한 영광을 후배들에게 안겨 줄 때라고 생각한다.
Q) 올해에는 특히 이기창, 박준우 등 좋은 투수들이 많았는데, 프로 입문 이후 특별히 조언해 준 부분이 있는지?
이 : (이)기창이 형은 항상 좋은 조언을 해주는 선배였다. 또한, (박)준우 형은 중학교 선배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자신감 있게 하라는 조언을 해 주고, 공이 좋으니 상대 타자를 편하게 상대하라고 조언해 주기도 하신다.
부상을 극복하고 유신의 에이스로
이윤은 재활 완치 후 첫 불펜 투구에서 144km의 속구를 기록했다. 사진=이윤 본인 제공
Q) 그런데 아쉽게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어떻게 하다가 부상을 당했는가?
이 : (한숨을 푹 쉬며) 몸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운동을 늦게 시작한 것이 탈이 됐다. 말 그대로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보니, 무리가 온 것 같다. 많은 공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팔에 무리가 왔던 것 같다.
Q) 재활 과정이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다. 특히, 다쳐서 못 던졌을 때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 것 같다.
이 : 중학교 때에는 재활과 경기를 반복했지만, 고등학교 진학한 후에는 재활에 매진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Q) 다행히 재활 과정이 좋았다고 들었다. 보니까 144km까지 나왔던데, 비결이 있다면?
이 : 항상 꾸준하게 수술 후 운동하고, 재활을 봐 주시는 코치님들 덕분이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정말로 그 감사함에 보답을 해야 할 때다.
Q) 이제 정말 던질 일만 남았다. 어떠한 선수가 되고 싶은가?
이 : 오타니 쇼헤이(LAA)처럼 예의 바른 선수가 되고 싶다.
Q) 이제는 본인 자랑할 시간을 주겠다. 본인의 장점과 잘 하는 것 이야기를 하자면?
이 : 재활을 오랜 기간 경험하다 보니, 맨탈이 강해졌다고 자부한다. 특히, 노력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이제 정말로 열심히 운동할 수 있다.
Q) 내년 시즌 에이스로서 목표가 있다면?
이 : (손사레를 치며) 어휴! 아직 멀었다. 에이스는 아니다. 다만, 저희 유신고등학교에 정말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다. 지켜 봐 주시면, 좋은 모습으로 에이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
Q) 마지막 공식 질문이다. 이윤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이 :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야구'라고 생각하면 생각이 많아지지만, 야구가 우선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는 게임이지 않는가. 경기를 시작하는 선수로서 야구만큼은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지켜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