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에이스 역할을 하던 페드루 네투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울버햄턴원더러스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네투 없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앞두고 있다.
5일(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에 위치한 브라몰 레인에서 셰필드유나이티드와 울버햄턴이 2023-2024 EPL 11라운드를 치른다.
울버햄턴은 직전 경기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10월 EPL 이달의 선수상 후보로 오른 네투가 부상을 입었다. 네투는 상대 진영에서 공을 몰고 달려가다 충돌 없이 갑작스레 오른쪽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들것에 실려 교체됐고, 햄스트링 부상으로 적어도 11월 A매치 기간 전에는 돌아올 수 없게 됐다.
네투는 이번 시즌 울버햄턴 공격을 이끄는 핵심 선수였다. 부상으로 컨디션이 온전치 않았던 이전 시즌들과 달리 파괴력을 되찾아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는 중이었다. 네투가 오른쪽에서 상대 진영을 흔들고 패스를 전달하면 황희찬이 마무리하는 것이 울버햄턴의 시즌 초반 가장 주요한 공격 루트였다. 10경기 1골 7도움으로 리그 도움 단독 1위이기도 했다.
네투는 10라운드까지 리그 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부상으로 빠진 10라운드 뉴캐슬유나이티드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울버햄턴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게리 오닐 감독 체제에서 컵대회를 제외하고는 네투 없이 제대로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는 뜻이다.
오닐 감독이 어떻게 네투의 공백을 메울지 관심이 모인다. 선수 구성 상 대안이 마땅치 않다. 세부적인 스타일엔 차이가 있지만 네투처럼 측면에서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유형의 공격수 다니엘 포덴스(올림피아코스), 곤살루 게드스(벤피카), 아다마 트라오레(풀럼)가 모두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떠났다.
주전 조합을 최대한 유지한 채 네투 자리만 선수를 일대일로 바꾸는 게 어렵다면, 장신 스트라이커 사샤 칼라이지치를 전방에 놓고 어느 정도 네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다른 주전 공격수 황희찬 혹은 마테우스 쿠냐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뉴캐슬전 네투가 빠졌을 때와 같은 대형이다.
가장 쉬운 선택일 순 있지만 효율적일지는 미지수다. 기존 위치에서 제 몫을 해주던 황희찬이나 쿠냐에게 또 다른 부담만 더할 수 있다. 뉴캐슬과 경기에서 쿠냐, 칼라이지치, 황희찬으로 공격진이 재편된 뒤 울버햄턴은 추가시간 포함 약 30분 동안 슈팅 1회, 유효슈팅 0회에 그친 바 있다.
칼라이지치, 파비우 실바 같은 스트라이커 외에 다른 선수를 활용할 경우, 파블로 사라비아나 부상 복귀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장리크네르 벨가르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베테랑 2선 자원 사라비아는 네투 같은 폭발력은 부족해도 킥, 패스를 통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미드필더 벨가르드는 네투처럼 공을 운반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여름 이적시장 막바지 합류해 데뷔전이었던 5라운드 리버풀전에서 깜짝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두 선수는 경기 감각 면에서 우려가 있다. 사라비아는 1라운드에 선발 출전했으나 이후 경쟁에서 밀려나며 출전 시간이 줄었다. 교체로도 자주 기용되지 않는다. 10월 한 달 동안 1경기 교체 출전해 약 15분을 소화한 게 전부다. 벨가르드는 그라운드를 밟은지 더 오래됐다. 리버풀전 이후 6라운드 루턴타운전에 선발 출장했다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이후 출장 정지, 부상이 겹치며 약 6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아예 포메이션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울버햄턴은 3-4-3 전형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데, 득점 감각이 물오른 황희찬을 더욱 골대 근처에서 움직이게 하고 왼쪽 윙백 라얀 아이트누리를 전진시키면서 4-4-2처럼 움직이기도 한다. 네투가 빠졌으니 아예 황희찬과 쿠냐를 본격적인 투톱으로 내세우고 윙백의 공격력을 활용하는 3-5-2 형태로 변형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중앙 미드필더가 본업인 벨가르드를 굳이 측면으로 옮기지 않아도 된다. 뒤에 미드필더 두 명을 배치해 벨가르드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