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은 선두 아스널 상대로도 날카로운 돌파와 슛을 선보였다. 문제는 주어진 공격기회가 너무 적었다는 점이다.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를 가진 울버햄턴이 아스널에 1-2로 패배했다. 아스널은 승리를 통해 선두를 유지했다.
초반 30분 동안 아스널이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황희찬과 마테우스 쿠냐 투톱은 공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다. 황희찬은 아예 측면으로 많이 내려가 수비를 돕거나, 상대 풀백 도미야스 다케히로가 빌드업을 시작하려 할 때 압박하는 등 수비적인 상황에서 그나마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 32분 크로스가 길게 흐르는 공을 주워 측면에서 공을 지키다 스로인을 유도한 것이 사실상 처음 공을 잡고 보여준 플레이였다.
황희찬(울버햄턴원더러스). 게티이미지코리아
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첫 득점기회를 잡았다. 헤딩 경합 후 공이 아스널 골대 쪽으로 흐르자, 황희찬이 순식간에 수비수들을 지나쳐 공을 향해 돌진했다. 다비드 라야 골키퍼가 잘 튀어나와 황희찬이 제대로 슛하지 못하게 저지했다.
후반전 들어 울버햄턴이 주도권을 반쯤 회복했고, 17분 윙어 파블로 사라비아가 투입되면서 포진은 3-5-2를 떠나 3-4-3으로 바뀌었다. 횡희찬은 왼쪽 윙어로 이동했다. 또한 왼쪽 윙백이 공격적인 맷 도허티로 바뀌면서 두 선수가 호흡을 잘 맞춰 공격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후반 23분 황희찬을 막으려던 아스널 센터백 윌리앙 살리바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후반 38분 황희찬이 모처럼 개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특유의 접는 드리블로 수비 한 명을 날려버리고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라야가 잘 끌어안았다.
황희찬(울버햄턴원더러스). 게티이미지코리아
후반 43분 황희찬이 경고를 받았다. 드리블하다 수비에 밀려 넘어진 듯 보이는 상황이었는데 주심은 황희찬이 반칙 유도를 위한 속임수를 썼다고 본 듯 오히려 경고를 줬다.
이날 황희찬의 기록은 슛 2회 중 유효슛 1회, 돌파 2회(경기 최다), 경고 1개였다.
역시 문제는 볼 터치 횟수였다. 황희찬과 쿠냐의 볼 터치는 각각 38회, 41회였는데 풀타임을 소화한 두 팀 필드 플레이어 12명 중에서 가장 적은 수치였다.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으니 골을 넣을 기회도 줄어들었다.
결국 황희찬은 리그 8호 골을 놓쳤다. 앞선 13경기 만에 7골을 몰아치며 울버햄턴의 최근 4시즌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좋은 득점력을 보여줘 왔으며, 이날 상대팀 아스널에도 황희찬보다 많이 득점한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1위팀까지 골탕먹이기에는 기회가 부족했다.